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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의 계절②]삼겹살 먹으면 정말 미세먼지 배출되나

미세먼지는 '기관지', 삼겹살은 '위장관'…이동경로 달라
삼겹살 기름기, 지방으로 축적돼…많은 섭취시 건강 유의해야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17-03-19 07:00 송고
황사와 삼겹살 이미지.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황사와 삼겹살 이미지.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시 강남구에 살고 있는 김성예씨(52)는 최근 황사가 짙어지면서 삼겹살이 체내에 축적돼있는 황사를 빨리 배출시킬 수 있다는 온라인 글을 접하고 온가족과 함께 삽겹살 식당을 찾았다. 평소보다 더 먹었지만 목에서 느껴지는 칼칼함은 여전했다. 오히려 배속이 더부룩함과 느끼함이 더해져 온종일 화장실만 수차례 들락거렸다.

황사의 계절인 봄철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음식들 중 하나로 삼겹살이 꼽힌다. 삼겹살은 오래전부터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를 흡착시킨 뒤 체내에서 빠르게 배출된다는 설이 아직도 구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는 온라인상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낭설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강재헌 인제대 백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옛날 방진마스크가 없던 시절, 탄광촌에서 노동자들이 폐병으로 많이 사망했다. 당시 고강도의 노동 탓에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던 것이 지금처럼 황사 때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는 낭설을 낳게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강재헌 교수는 "삼겹살은 위장관으로, 미세먼지는 기관지로 들어가기 때문에 완전히 경로가 달라 서로 닿기가 어렵다"고 부연했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도 "삼겹살이 미세먼지 속 일부 중금속 등을 흡착시켜 배출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있는데, 서로 이동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이는 말이 안 된다"고 전했다.

삼겹살에 상대적으로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산보다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더 많이 포함돼 있다고 알려진 점도 잘못된 사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삼겹살은 동물성 지방으로 구분돼 포화지방이 더 많다.
따라서 황사 때 삼겹살을 많이 먹을 수록 체내에 기름만 더욱 축적된다는 설명이다. 김경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만약 미세먼지 속 지용성물질이 혈액에 들어오더라도 삼겹살의 기름이 이를 더 체내에 빨리 흡수하도록 만들고, 배출을 더 지연시킨다"고 경고했다.

황사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어떠한 것보다 1차적 방어가 가장 효과가 좋다. 신현영 명지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오히려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더 해로워 신경을 써야한다.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의학적 치료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황사현상이 심할 때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미세먼지가 통과하지 못하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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