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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교수가 성추행 누명 씌워…젊은 교수 '억울한 죽음'

(부산·경남=뉴스1) 박채오 기자 | 2017-03-17 17:53 송고 | 2017-03-21 16:25 최종수정
B 조교수가 다니던 A대학© News1
B 조교수가 다니던 A대학© News1

부산의 한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던 젊은 조교수가 허위 대자보로 억울한 성추행 누명을 쓰게되면서 짧은 생을 마감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 모든 일은 동료교수가 자신의 의혹을 덮기 위해 제자를 동원해 조작한 사실이 경찰과 대학 당국의 조사로 뒤늦게 밝혀졌다.
17일 부산 서부경찰서와 A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미술학과 S(35)조교수가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사건의 발단은 같은 해 3월 말 경주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가진 술자리에서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나붙으면서다.

당사자로 지목된 C 강사는 학교를 그만뒀지만 S 교수도 성추행을 했다는 소문이 교내에 돌았다. 
S 교수와 술자리에 동석한 다른 교수가 “성추행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하면서 성추행 혐의를 벗는 듯했지만 두달 뒤인 5월에 “성추행한 2명의 교수를 직접 목격했다. 학과를 대표하는 교수로서 학생 전체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라는 대자보가 다시 붙었다.

성추행 교수로 지목된 S 교수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논란의 중심이 되자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A대 교수협의회와 유족들은 S 교수의 결백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8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경찰은 대자보를 붙인 학생이 D씨(25)라는 것을 밝혀냈다.

경찰은 D씨가 허위내용을 퍼트려 S 교수를 숨지게 했다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로 D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대학은 지난달 졸업을 앞둔 D씨를 퇴학 처분했다.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던 이번 사건은 A대의 자체 조사로 야외 스케치 수업에서 C강사와 함께 성추행을 한 교수가 E 교수로 밝혀지며 다시 불거졌다. 

A대에 따르면 E 교수는 스승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성추행한 여학생을 찾아가 추행 사실에 대해 입막음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E 교수는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숨기려고 S 교수가 성추행한 것처럼 거짓 소문을 퍼트린 것으로 대학 측은 보고 있다.

A대는 또 같은 학과 F 교수도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F 교수는 지난 해 4월, 한 시간강사를 성추행했다는 투서가 총장 비서실에 접수된 것을 S 교수의 허위 성추행 논란으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제자 D씨를 앞세워 대자보를 붙이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추행을 한 E교수는 이달 3일 파면 당했지만 무고를 당했던 젊은 교수는 꿈꾸던 정교수가 되지 못한 채 동료들과 제자가 퍼트린 거짓 성추행 소문으로 결국 짧은 생을 마감했다.

경찰은 A대로부터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che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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