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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 대선 주자들이 달려가는 이유는?

보수의 상징 TK 바닥민심 엿볼 수 있어
상인 2만여명 하루 유동인구 수십만명

(대구ㆍ경북=뉴스1) 이재춘 기자 | 2017-03-17 10:45 송고 | 2017-03-17 10:48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이지난해 12월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 앞에서 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화재 현장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2016.12.1/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이지난해 12월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 앞에서 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화재 현장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2016.12.1/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대구 서문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氣)를 받았다'고 알려져서인지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정치인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자유한국당 유력 대선 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8일 오후 서문시장을 찾아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지난 16일에는 대선 후보로 나선 같은 당의 조경태 의원이 찾았고, 14일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서문시장에서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대선 출마를 알렸다.

15일에는 늘푸른한국당 대선 주자인 이재오 대표가 서문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심을 들었다.

더 거슬러올라가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1996년 12월 이곳을 다녀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대선을 앞둔 1992년 10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대선에서 고비를 맞았던 1997년과 2002년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대선 츨마를 선언한 김관용 경북지사가 14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2017.3.14/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대선 츨마를 선언한 김관용 경북지사가 14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2017.3.14/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만큼 서문시장을 많이 찾은 정치인은 드물다.

가장 최근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한창 시끄럽던 지난해 12월1일 시장을 방문, 10여분간 머문 뒤 돌아갔다.

당시는 서문시장 4지구에서 대형 화재가 난 지 한달여 만이며, 2015년 9월 방문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김영오(66)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어려울 때마다 이곳을 찾았던 박 전 대통령이 기(氣)를 많이 받아 좋아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2004년 총선 기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민심이 흔들렸을 때, 2012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밀렸을 때도 그가 달려간 곳은 서문시장이었다.

서문시장이 '정치1번지'가 된 것은 보수의 상징처럼 굳어진 TK(대구·경북)의 민심을 엿볼 수 있어서다.

6만4900㎡에 6개 상가지구로 이뤄진 서문시장은 점포 4000여개, 상인 2만여명, 하루 유동인구가 수십만명에 달한다.

대구_서문시장© News1
대구_서문시장© News1

서민생활의 상징인 전통시장은 그들의 애환이 녹아 있어 바닥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서문시장이 박 전 대통령과 보수층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곳이다. 시장 특성상 사람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선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서문시장의 민심이 예전 같지는 않다.

5월9일 조기 대선에 도전한 후보들의 발길이 이어지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열광적인 모습은 사라졌다.

정가에서는 "뚜렷한 보수 후보가 없는 상황이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예전처럼 시장에서 열렬히 환호받는 광경은 보기 힘들다"고 했다.

서문시장을 놓고 대선 주자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와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이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홍 지사는 지난 16일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문시장과 상관이 없다. 나는 어려운 시절 대부분을 서문시장 근처에서 살았다"며 이곳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홍 지사를 겨냥해 "박 전 대통령을 지우겠다는 분이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방문했던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연다. 박 전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려면 출정식 장소부터 바꾸라"고 비판하자 한 말이다.


lea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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