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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 도청?…백악관, 해명이 해명을 부른다

콘웨이 고문 "모든 기기로 도청 가능" 번복 해프닝
"대통령을 언제 신뢰할 수 있냐" 질문에 대변인 '진땀'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7-03-14 14:20 송고 | 2017-03-14 15:42 최종수정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왼쪽)과 켈리엔 콘웨이 선임고문(오른쪽) © AFP=뉴스1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왼쪽)과 켈리엔 콘웨이 선임고문(오른쪽) © AFP=뉴스1

날마다 미국 백악관에선 막말을 뱉고 해명하고 그 해명을 다시 해명하는 것에 바쁜 모습. 해명의 악순환이다.

원래 증거가 불충분해도 '막말'을 던지던 습관을 대통령에 올라서도 못 버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많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이 피어오르는 찰나 '오바마 도청'이란 발언으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것 같더니 이제 와선 꼬리를 내리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일방적으로 주장하길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이 출마했던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오기 직전에 트럼프타워에서 전화 통화를 도청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증거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법무부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도청(wiretap)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감시 활동을 의미한 것이었다"고 말해 사실상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일부러 '사찰'했다는 식으로 퍼졌던 소문은 잠잠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측에서 도청 파문에 대해 침묵해 왔던 이유가 있었던 듯싶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열혈 해명가'라고 해도 좋을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그러나 백악관 공식 성명과는 별도로 방송에 나와 엉뚱한(?) 해명을 해 오히려 의혹을 부풀릴 뻔했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지난 11일 뉴저지 소재 신문 '더 레코드'(The Record. The Bergen Record로도 종종 불림)와의 인터뷰에서 "전(前) 대통령의 사찰(surveillance)하려는 시도는 (전화기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를 포함한 주방 가전을 통해서 이뤄졌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감시는 단순한 전화 도청 이상으로 매우 확장적으로 이뤄졌다"면서 TV 수상기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자레인지도 감시 카메라화할 수 있다"면서 "이게(각종 기기를 통해 도청당하는 것이) 현대인의 삶"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증거는 없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어느 누구도 도청 스캔들과 관련한 증거 제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측에 유리한 역할을 했다는 '러시아 공작' 의혹을 덮기 위해 무책임하게 오바마 전 대통령을 내걸었다가 제 발등을 찍을 수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러시아와 관련한 부분에도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콘웨이 고문은 이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말을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내가 수사 기기(Inspector Gadget)도 아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캠프에 대해 스파이 활동을 하기 위해 전자레인지를 썼을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트위터를 통해서도 바삐 해명했다. "버겐 레코드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한 것은 그만큼 감시 기기나 기술이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였지 캠프 감시에 대한 얘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을 하는 가운데 기자들이 손을 들어 질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을 하는 가운데 기자들이 손을 들어 질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날부터 취임식 인파에 대한 거짓 정보를 브리핑한 것으로 유명해진 숀 스파이서 대변인 역시 연일 해명 잔치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증거없는 발언을 한 대통령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NBC의 피터 알렉산더 기자는 "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오바마 전 대통령 때 나온 고용 보고서에서 상황이 개선됐다는 건 가짜라고 하고 지금 나오는 것(지난주 발표된 2월 고용 보고서)은 진짜라고 하느냐"고 지적하면서 "언제라야 미국인들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을까? 대통령을 신뢰해야만 할까? 도청을 말한 것도 거짓인지 진짜인가?'라고 물었고 일부 기자들은 이 질문이 나오자 웃기도 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도청 의혹과 CBO 수치가 거짓이라고 했던 트윗 등은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알렉산더 기자의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것이 진짜라고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물론 대통령이 농담을 하지 않을 때(When he’s not joking, of course)"라는 아주 모호하고 궁색한 답변을 내놨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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