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前 대통령도 비싸서 못먹겠다던 치킨, 더 비싸진다

값싼 프라이드치킨도 1만8000원…소비자 부담 '가중'
2000원 닭값, 가맹점 가는 동안 6000원까지 급증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7-03-12 07:40 송고
© News1

"나도 가끔 치킨을 먹는데 치킨 값이 조금 비싸지 않은가."

이는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한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다.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은 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출시한 이후 치킨 원재료 가격 논란이 일어난 상황에서 치킨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지적한 말이었다.

당시 1만5000원 선에서 형성돼 있었던 국내 치킨프랜차이즈들의 치킨 가격이 최근 2만원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소비자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도미노' 치킨 가격 인상이 예고된데 따라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제일 저렴한 '프라이드치킨'이 1만8000원…2만원 시대 '성큼'

제너시스BBQ그룹은 오는 20일부터 모든 BBQ 가맹점의 치킨 메뉴 가격을 평균 9~10% 인상한다고 10일 밝혔다.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 '자메이카통다리구이'는 1만75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오른다.

일부 메뉴의 경우 이미 2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만큼 가장 저렴하고 '기본메뉴'로 불리는 프라이드치킨의 가격 인상은 다수의 치킨 가격을 2만원대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한 치킨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처음부터 2만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1위업체가 값을 올리면 2~3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인사 행렬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교촌치킨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교촌치킨은 3년 전 일부 메뉴에 한해 가격을 올렸지만 전반적인 가격 조정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 대행료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이익률은 줄어들고 있는데다 최근 AI사태로 매출이 10%가량씩 꺾였고 식재료값까지 올라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BHC와 굽네치킨, 네네치킨 등 타 브랜드들도 공통적으로 꼽는 인상 요인이다.

◇닭값 치솟았어도 치킨가격의 10% 수준…'거품' 얼마나 꼈나

최근 산지 ㎏당 육계 가격은 치킨 완제품 값의 약 10% 수준인 2000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나머지 90%는 소비자가 포장된 치킨으로 받아보기까지의 과정에서 붙는 금액이다.

닭은 처음 유통될 때 2000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지만 이후 '육계업체→가공업체→포장·물류업체→가맹본부→가맹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4000~6000원 수준까지 값이 치솟는다.

가맹점주들이 치킨값의 약 1/4 수준에 닭을 공급받았다고 해서 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공급받은 닭 이외에도 식용류, 파우더, 포장용기, 양념 등의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추가로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전단지 제작비용, 카드 수수료 등을 내야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남길 수 있는 금액은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구입하는 치킨값의 상당부분은 치킨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져가게 된다. 가맹점주들이 브랜드 사용료와 마케팅, 전용 포장용기 구매 등의 명목으로 상당 부분의 금액을 가맹본부(본사)에 지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맹본부들은 닭값이 폭락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생닭 값이 산지 가격과 연동돼 있지 않기 때문인데 생닭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가맹본부들은 대부분 계약 당시에 정한 일정 수준의 가격대로 닭값을 지불한다.

이에 닭값이 올라서 치킨 가격을 올린다는 치킨프랜차이즈들의 해명은 거짓말이된다. 대부분 과도한 '아이돌 마케팅' 등에 상당부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례로 A치킨업체의 경우 연 매출액의 5~6%에 달하는 금액을 광고선전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국내 대형 치킨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조만간 치킨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부분의 업체가 치킨 가격 인상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1위 업체가 총대를 멘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값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jd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