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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인용] 부산시민 얼굴에 ‘번지는 미소’…“적폐청산”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박기범 기자, 박채오 기자 | 2017-03-10 13:03 송고
10일 오전 부산역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 선고를 생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10일 오전 부산역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 선고를 생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10일 오전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숨죽여 지켜보던 부산시민들 대다수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힘찬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전 11시 부산역 TV 앞에 모여든 부산시민 수십여명은 다소 긴장감을 더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를 시청했다.
부산역 내부에 설치된 TV 마다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또는 탄핵 이후 정국을 분석하는 뉴스채널이 맞춰졌다.

시민들은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판결문을 읽기 시작하자 숨소리마저 줄인 채 TV에 집중했다.

이 재판관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여부를 설명하며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 없다"면서도 "피청구인이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나 '성실'의 개념이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탄핵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히자 시민들의 일순간 표정은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 가운데 '최순실의 국정농단 허용과 권한남용' 부분을 근거로 대통령직을 박탈하자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박 대통령 지지자로 보인은 한 두명의 사람들이 “이건 아니야”라고 외쳤지만 시민 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10일 오전 부산역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 선고를 생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10일 오전 부산역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 선고를 생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에 거주하는 강다원씨(45)는 "지금까지 국민들이 많이 기다려주지 않았냐"며 "박 대통령은 임무를 다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다 밝혀진 사실을 숨기면서 국민을 우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숙일씨(78)는 "국민을 어렵게 하고 나라를 어지럽게 했으니 탄핵은 당연한 것"이라며 "민주주의 의식이 있는 대통령이 좋은 나라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며 제 19대 대통령을 향한 기대감을 보냈다.

탄핵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승복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정지홍씨(35)는 "개인적으로 탄핵이 결정돼 안타깝다"면서 "헌재의 결과를 인정한다. 이번 탄핵이 국민들이 보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더 좋은 대통령을 뽑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시민들이 TV 앞에 보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 과정을 지켜봤다.

방송을 보던 시민들은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의 탄핵 선고문을 청취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안현진씨(24)는 "속이 다 시원하다. 촛불민심의 힘이고 국민의 힘으로 이뤄냈다"면서도 "탄핵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관련자 처벌과 세월호 인양까지 마무리 잘해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방송을 지켜보던 김한원씨(28)도 "이정미 재판관의 파면 결정 발표 때 기뻐서 소름이 돋았다"면서 "아직 대한민국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느낄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탄핵 결정으로 예상되는 문제들을 우려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상현(48)씨는 "탄핵이 인용됐다는 것은 인정하고 잘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이후에 일어날 국론 분열이나 태극기 집회 같은 상황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이번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와 관련해 국민의 뜻에 따른 결정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미숙 부산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국민들이 그동안 겪어온 고생과 좌절, 분노감에 대한 조그만 위로가 됐을 것"이라며 "박근혜가 탄핵된다고 해서 모든게 변하고 회복되는 것은 아니기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적폐청산, 공범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선까지 촛불집회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정농단 세력에 의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사람들을 비롯해 문체부 공무원 등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산민중연대 전위봉 사무처장은 "재판관 전원 만장일치로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것은 국민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헌재 판결 결과는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판결이고 그동안 박 대통령이 법을 어겨온 사안들을 감안할 때 헌법 수호의지를 상당히 드러낸 판결이었다"고 전했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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