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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평등, '여성 독박 육아' 해결이 최우선 과제

여가부, 전국 4004가구 대상 양성평등 실태조사
남성 "근로시간 줄이고 가사·돌봄 시간 늘리고 싶다"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7-03-09 12:00 송고
(여가부 제공) © News1


양성 평등을 위해서는 '여성 독박 육아' 해결이 가장 최우선 과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1997년 이전에 출생한 가구원으로 구성된 전국 4004가구를 대상으로 '제1차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양성평등 실태조사는 2015년 7월부터 시행된 '양성평등기본법' 제10조에 따라 기본계획 수립 등을 위해 매 5년마다 실시되는 국가승인통계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0월 사이 2주에 걸쳐 가구 방문을 통한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자는 총 7399명, 이가운데 여성은 3942명(53.3%), 남성은 347명(46.7%)이다. 

◇양성평등 실현 위해 "여성 독박육아 해결해야" 
응답자들은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로 가사·육아에의 남성 참여 저조(23.4%), 성별 임금격차(22.7%), 대중매체에서의 성차별적 표현(16.4%)을 꼽았다. 

이가운데 여성은 가사 및 육아에의 남성 참여저조(27.4%)을 1위로 꼽아 '독박 육아'에 대한 불만을 나타났다. 이어 성별 임금 격차(26.7%), 여성에 대한 폭력(15.4%)이 뒤를 이었다. 

남성의 경우 대중매체에서의 성차별적 표현(21.3%)이 가장 많았고, 가사 및 육아에의 남성 참여 저조(19.5%), 성별 임금 격차(18.6%) 순으로 응답했다. 

성역할 고정관념과 관련한 항목에서는 '남성의 돌봄 활동', '여성의 경제적 자립' 필요성에 동의하는 응답률이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 높았다. '남성도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아이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라는 답변에 전체의 82.0%(여성 85.2%·남성 78.8%)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은 중요하다'라는 답변에는 전체의 79.1%(여성 83.1%·남성 75.1%)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남성보다 여성이, 60대 이상보다 29세 이하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및 연령별 인식 차이가 대표적인 문항은 '남자는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라는 항목인데, 이 항목의 경우 여성의 33.2%남성의 47.3%가 이같은 질문에 동의했다.

'가정의 중요한 결정은 남편에게 맡겨야 한다'라는 질문에는 29세 이하의 16.5%만이 동의한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60.7%가 동의하는 답변을 내놨다. 

◇남성 "근로 시간 줄이고 가사·돌봄 시간 늘리고 싶다" 

이번 조사 결과 가사·돌봄 시간을 '늘리고 싶다'는 응답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구의 경우 남성의 51.9%가 '근로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응답했다. 19.4%는 '가사 시간을 늘리고 싶다', 32.0%는 '돌봄 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답했다. 

데이트 및 주택 마련과 혼수, 예단 등 혼인비용 부담 방식에 대해서는 '남녀 균등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으며, 특히 젊은 세대 일 수록 '남녀 균등 부담'에 대한 응답률이 높아졌다. 남녀 균등 부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는 예단이 85.%, 데이트 비용이 73.9%, 혼수가 73.1%, 주택이 69.2% 순이었다. 
    
가구 수입 관리와 관련해서는 '아내가 모두 관리, 남편에게 용돈이나 생활비를 준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절반 이상(56.9%)을 차지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는 53.2%, 남성 홀벌이의 경우에는 57.9%, 여성 홀벌이의 경우는 82.7%에 달했다.

한달 평균 자신만을 위해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은 부부 중 남성(42만5600원)이 여성(30만3700원)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여성, 남성보다 삶의 만족도 ↓

조사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건강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으며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에 대한 평가 결과, 여성은 5.64점, 남성은 6.13점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삶에 대한 만족도의 경우에도 여성은 5.53점, 남성은 5.72점으로 조사됐다. 스트레스와 관련해서는 여성의 26.7%, 남성의 24.0%가 "자주 혹은 항상 느낀다"고 응답했고, 부정적 감정 역시 여성의 16.5%, 남성의 12.0%가 "자주 혹은 항상 느낀다"고 답했다. 

또 여성은 남성에 비해 외모 만족도가 낮고, 다이어트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모에 대한 만족도의 경우, "스스로의 외모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67.1%, 남성이 76.5%로 나타났다.

저체중과 정상체중, 비만체중 집단 모두에서 여성의 외모만족도는 남성보다 낮았으며 특히 비만체중 집단에서 남녀 간 외모 만족도에 대한 차이가 가장 컸다. 비만체중 집단에서의 외모 만족도는 여성의 경우 54.2%, 남성의 경우 70.8%에 달했다.    

외모의 중요성에 대한 성차별 인식도 드러났다. '남성보다 여성에 있어 능력, 재력, 성격 등 다른 조건에 비해 외모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는데, 구체적으로 응답자들은 연애와 결혼, 취업, 대인관계 등에 있어 여성의 외모가 남성보다 중요하고 답했다. 

경제생활에서도 성별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공적연금 가입과 노후 생활비 마련에서 남성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우선 전체 응답자 중 여성의 취업자 비중은 53.4%, 남성의 취업자 비중은 76.3%로 조사됐다. 

또 비취업자 가운데 가사 또는 육아를 수행하는 비율 역시 여성(32.2%)이 남성(2.6%)보다 월등히 높았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 여성의 경제적 자립에 대한 인식, 남성의 가사·돌봄 참여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의식이 제고되고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사와 육아에의 남성 참여,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등을 통한 '양성평등 실현'은 저출산 해소를 위한 선결 과제"라며 "앞으로 여가부는 양성평등위원회와 각 부처에 지정된 양성평등 책임관 등의 조정기능을 통해 정부 정책의 양성평등성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가부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다양한 정책 수요를 면밀히 검토해 '제2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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