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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대응도 바쁜데"…정치권 통신비 공방 '되풀이'

업계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맞춰 규제 패러다임 바꿔야"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7-02-22 14:46 송고 | 2017-02-22 14:59 최종수정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4차산업혁명이 광주의 미래를 바꾼다' 주제로 열린 국민의당 광주시당 정책토크쇼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2017.2.1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4차산업혁명이 광주의 미래를 바꾼다' 주제로 열린 국민의당 광주시당 정책토크쇼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2017.2.1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전세계가 신성장동력으로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통신비 인하'를 둘러싼 공방을 10년 넘게 되풀이하고 있다. 통신3사가 전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삼성전자, 네이버, 유튜브 등 디바이스, 플랫폼 사업자들이 동반성장하는 ICT 생태계를 조성했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여전히 통신비 인하에만 관심이 쏠려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글,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강자와 맞대결이 불가피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요금인하에 초점이 맞춰진 기존 규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ICT 산업진흥을 위한 투자활성화 정책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22일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오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인 'MWC 2017'에서 자체 개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로봇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부 개발사와 협력한 AI 연동 로봇과 IBM왓슨 기반의 AI '에이브릴'과 연동된 AI비서 '누구'도 선보일 계획이다. 

통신망을 깔아 통화료를 받는 게 주 수입원인 기존 통신사의 개념을 뒤흔드는 행보다. 해외에서는 구글, 아마존, IBM 등이 주력하는 사업분야다. 통신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영역파괴다. 특히 초연결, 지능화, 빅데이터 기술 등으로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같은 '파괴적 혁신'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10년째 통신사 하면 정치권에서 '통신비 인하' 공약부터 떠올리는 실정이다. 10년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정책공약집에는 "기본요금과 가입비 인하를 유도하고 문자 메시지 등 필수적인 부가서비스 요금을 할인 또는 폐지해 통신비를 20% 이상 낮추겠다는"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18대 새누리당 정책공약에도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 등을 통한 통신비 부담 경감"이 언급됐다. 탄핵정국으로 확실시되고 있는 19대 조기대선을 앞두고도 야당을 중심으로 통신비 인하를 또다시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거철만 되면 통신비는 단골공약이다"면서 "요금을 낮춰준다고 하면 어느 유권자가 싫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하지만 이게 누구를 위한 공약인지는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게다가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가계통신비는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에서 통신부문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10년 100에서 2016년 11.35로 올랐다. 반면, 통신은 2010년 100에서 2016년 95.60으로 떨어졌다. 식료품, 주료·담배, 전기료 등 물가를 구성하는 품목가운데 교통과 통신품목만 하락한 것이다.

통계청에서 조사하는 가계통신비도 2012년 15만2400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4만2000원으로 낮아졌다. 특히 통신비에 해당되는 통신서비스비는 2012년 14만5400원에서 지난해 3분기 12만4700원으로 떨어졌다.

수치상 통신비가 낮아져도 정치권에서 설문조사 등을 통해 국민들은 여전히 통신비를 부담스러워한다며 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주자들도 앞다퉈 4차 산업혁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통신비에 대한 정책은 10년째 갇혀 있다.

반면, 통신사들은 급변하는 ICT 환경에 대응하느라 비상이다. 2020년 상용화 목표인 차세대 5세대(5G) 통신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증대가 불가피하다. 또 사물인터넷(IoT)에 이어 올초부터 급부상한 AI 등 신산업 투자도 몰려 있다. 통신사도 구글과 맞서 경쟁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져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요금인하 정책에서 산업진흥으로의 정책 전환이 없다면 수익성 악화, 투자감소, 네트워크 고도화 지연 등으로 이어져 ICT산업의 선순환적 발전이 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요금인하 정책 대신, 투자 환경 조성 및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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