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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 용의자에 北대사관·고려항공직원…北이 배후?(종합)

2등 서기관 현광성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연루
"시신 가족 신원확인 없었다…김한솔 입국은 루머"

(쿠알라룸푸르=뉴스1) 권혜정 기자 | 2017-02-22 14:07 송고 | 2017-02-22 15:29 최종수정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열흘째인 22일 낮(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에서 탄 시 칼리드 아부 바커 경찰청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2.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열흘째인 22일 낮(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에서 탄 시 칼리드 아부 바커 경찰청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2.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북한 노동당위원장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에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또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이 시신의 신분확인차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는 주장에 현지 경찰은 루머라고 부인했다.

칼리드 아부 바라크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2일(현지시간) 오전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피살사건에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이 앞선 기자회견을 통해 신원미상으로 발표됐던 용의자 중 2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북한 대사관 소속 외교관 현광성(44)은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 김욱일은 북한 고려항공사의 직원으로 나이는 37세,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용의자는 북한국적의 리지우로, 경찰은 이들이 아직까지 말레이시아에 체류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사건수사가 초기단계로 수사가 완료되기까지는 몇달이 더 걸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국적 용의자 총 8명…평양 도착 4명 송환 요구 
경찰의 이날 발표에 따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북한국적 용의자는 총 8명이 됐다. 경찰은 앞서 밝힌 북한국적의 용의자 리지현·홍성학·오종길·리재남은 이미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북한 당국에 이들의 송환을 오늘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울러 현광성과 김욱일에 대한 면담을 북한대사관 측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이 사안에 대해서는 답을 해 줄 수 없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미 평양에 입국한 4명의 북한국적 용의자가 이번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것은 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4명의 용의자가 깊숙하게 관계된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북한대사관에 이들의 신병인도를 요청한 것"이라며 "최소한 신병인도에 관해서는 북한대사관 측이 협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면서 "우리는 4명의 용의자가 우리 수사에 협조하도록 강요할 것"이라면서 "관련해 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어 북한대사관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수사에 북한을 참여시켜달라"고 한 요청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전적으로 말레이시아 정부 소관"이라고 입장을 확실히 했다. 또 북한이 말레이시아 경찰이 리정철 등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결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절차와 규정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현재 구금하고 있는 용의자는 북한국적의 리정철과 인도네시아국적의 시티 아이샤, 베트남국적의 도안 티흐엉, 아이샤의 남자친구 등 4명이다. 경찰은 아이샤의 남자친구는 이날 석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난인줄 알았다"던 여성용의자…경찰 "치밀한 계획과 각본 따라 접근" 

경찰은 또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된 베트남국적의 용의자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국적의 용의자 시티 아이샤가 "장난인 줄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증언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각복에 따라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에 접근했다"며 "단순히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을 위해 장난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전 여성용의자 2명은 이미 평양으로 떠난 북한국적의 남성 용의자 4명으로부터 독극물로 추정되는 액체를 받았다. 이후 여성은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에 다가가 남성의 얼굴에 독극물이 묻은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후 여성들은 화장실로 이동해 손을 씻었다"며 "이는 곧 이 여성들이 (손에 바른) 물질에 독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수사를 통해 여성들이 사전에 예행연습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몇차례 예행 연습을 거치고 나서 실전 때 (독극물로 추정되는) 액체를 망자의 얼굴에 바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열흘째인 22일 낮(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에서 탄 시 칼리드 아부 바커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건에 관련된 북한국적 용의자는 모두 8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7.2.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열흘째인 22일 낮(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에서 탄 시 칼리드 아부 바커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건에 관련된 북한국적 용의자는 모두 8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7.2.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경찰 "시신 가족 연락 없었다…김한솔 말레이 입국은 루머"

경찰은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시신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사망자의 가족이 시신의 확인을 위해 연락을 취해온 바 없다"고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경찰은 망자의 가족과 친지 등이 경찰에 직접 출석해 시신확인 요구를 한 사실이 없다며 "이와 관련한 언론보도는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망자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DNA 표본을 직접 제출해야만 저희가 망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재차 밝혔다. 경찰은 이를 위한 협력을 북한대사관 측에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솔의 말레이시아 입국에 대해 간접적으로 부인한 경찰은 만약 김한솔이 시신확인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찾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해 반드시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한솔의 말레이시아 입국이 예상되던 지난 20일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에 무장한 특수부대 등이 투입돼 보안이 강화된 것에 대해 "영안실에 누군가 잠입하려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에 특수부대원을 통해 현장 경계를 강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김철' 로만 지칭하고 있다. 경찰은 "우리는 김정남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여권에 적힌 것은 김철이라는 이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남이라는 이름이 언론에서 계속 보도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에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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