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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女의원 "두테르테,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데 리마 의원, 내각에 대통령 탄핵 추진 촉구
국민들에게는 '피플 파워' 혁명 재현 호소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7-02-21 18:21 송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자료 사진> © AFP=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자료 사진> © AFP=뉴스1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 비판적 입장을 적극 피력해온 장관 출신의 여성 의원이 이번에는 "연쇄 살인범"이라고 독설을 날렸다고 AF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레일라 데 리마(57) 상원의원은 초법적 살인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을 이제까지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하며, 1986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자를 몰아낸 '피플 파워' 혁명의 재현을 호소했다.
데 리마 의원은 마닐라 상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대통령이 살인자이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라는 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내각엔 대통령이 부적격이란 점을 선언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대통령에 반대 목소리를 내달라고 촉구했다.

데 리마 의원은 헌법은 내각의 과반이 두테르테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무능력하다고 판단을 내리면 대통령을 퇴진시킬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 리마 의원은 내각이 대통령 퇴진에 나서지 않는다면 마르코스 독재자의 '철권 통치'를 끝냈던 것처럼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용감하게 독재자가 맞서야 할 때가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상원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레일라 데 리마(57) 상원의원 © AFP=뉴스1
21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상원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레일라 데 리마(57) 상원의원 © AFP=뉴스1

앞서 지난주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 인권위원회 수장 출신인 데 리마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전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내면서 마약거래 범죄 단체를 조직했다는 혐의다.  

데 리마 의원과 지지자들 그리고 인권 단체들은 그에게 씌어진 혐의는 조작된 것이라며, 데 리마 의원을 침묵시키고 다른 두테르테 대통령 반대 세력에 겁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데 리마 의원은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하게 되면 언제든 구금될 수 있다.

데 리마 의원의 발언에 대통령궁 대변인 에르네스토 아벨라는 데 리마 의원의 발언은 "난폭하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은 자신을 반대하는 시위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치안 정책에 힘입어 당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공약으로 취임 시 6개월 이내에 경찰에 사살 명령을 내려 범죄를 소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0만명을 처형한 뒤 마닐라만에 던져 "물고기가 살찌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 이후 마약사범 2555명이 재판도 받지 못하고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또 다른 4000명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살해됐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마약과의 전쟁'에서 경찰의 행위는 인간성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기는 높다. 마약과 부패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강한 지도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대중의 봉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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