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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천정배 "대중은 지도자를 뽑지 조직에 좌우안돼"

[대선주자 인터뷰] "모바일투표, 공정성 담보돼야 자격있어"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7-02-21 08:00 송고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7.2.2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7.2.2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해 "세력화엔 상대적으로 소홀했지만, 당원이나 지지자가 '중간 계보'를 통해 누굴 지지하는 건 아니다"며 "대중은 지도자를 직접 선택하지, 조직에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선 '룰 전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모바일투표 문제와 관련해선 "비밀선거와 투개표의 공정성 담보라는 두 요건이 있어야 투표방법으로 자격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진 뉴스1과 천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나.

▶ 기본이 바로 서는 나라, 기본에 충실한 나라를 만드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미래를 위해 국가의 기본 틀을 새로 만들어 대한민국이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과 원칙이 바로서는 나라를 만들고 미래를 위한 기본 틀을 잘 정착시키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나.

▶깨끗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 13번째 경제대국이고, 무역규모가 세계 10위권내인데도 헬조선이라고 부르지 않나. 경제규모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내부 시스템 문제다. 극단적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사회가 문제다. 이를 바로잡으면 국민이 기본권도 누리고 최소한의 안정된 생존도 보장되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협력, 연대할 수 있는 '상생의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탄핵심판 결정 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적당한 시기가 되면 할 것이다. 우리 당 스케줄도 봐야 하고 아직 대통령선거가 공식적으로 있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제 자신의 준비도 조금 더 해야 할 것이다.

-주로 지역구인 호남에서 행보를 해왔다. 호남 대권주자에 대한 생각은.

▶대통령을 호남을 위해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이 바로 선 나라가 되려면 강력한 개혁의지, 이를 해낼 수 있는 용기, 배짱, 실제로 할 수 있는 경륜과 능력 등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고, 부족하지만 제가 적임자라 생각한다. 저는 호남이 가진 한국사회 발전을 위한 에너지와 열정을 제대로 살릴 것이다.

역사적 이유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포스트 김대중'이 없다. 호남 출신의 유력 대권주자가 잘 나오지 못한다. 제가 유력 주자라고 주장하지만 객관적 인정을 못 받고 있지 않은가. 호남의 열정은 국가의 전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고, 동시에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호남 주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호남 주자인 본인이 보는 호남 민심은 어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지지율이 높다.

▶탄핵이 가결되고 대선까진 3개월도 안 남았다. 그러나 그 시기에도 한국정치에서 매우 여러 번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호남은 그동안 현대사에서 이른바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선택은 최종적으로 가봐야 안다. 여론조사가 무의미하진 않지만 최종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한편으로는 매우 자랑스러운 것이기도 하지만, 그동안의 전략적 선택은 결국 호남 정치의 주체성과 주도력을 잃고,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나 세력을 찍는 게 아니라 '될 만한 후보'를 찍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사실 그런 점에서 저는 씁쓸하다. 그런 식의 전략적 투표를 또 일어나게 하고 싶지 않다.

-호남에서 왜 지지율이 밀리나.

▶국민의당으로 보면, 제 책임도 크지만 지난해 4월 총선 결과에서도, 그 이후에도 큰 기대를 받았는데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또 선거제도 자체가 잘못돼 의석수도 지지율에 비해 적은 40석이 안 되는 정당이라 양으로는 경쟁이 안 되고 질적으로 훨씬 더 개혁적이고 미래 비전과 개혁 의지를 보이는 게 있어야 했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총선 직후 단순한 캐스팅보트가 아닌 리딩파티(선도정당)가 되겠다고 했는데 리딩파티도 되지 못했다. 캐스팅보트는 되기 어려운 처지였다. 캐스팅보트는 정치가 정상화돼 건전한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가능한 것인데, 시대착오적 수구냉전세력과 패권세력,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 캐스팅보트는 거의 무의미하다.

-제3당이 활성화되기엔 풍토가 척박하다는 것인가.

▶제도가 잘못돼 있다. 이번 촛불혁명은 동학 이후 123년, 6월항쟁 이후 30년, 광주항쟁 이후 37년만에 국가의 기본 틀을 제대로 세울 기회였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장 새로 뜨는 정부든, 개혁을 진전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개혁 연합정부(연정)를 이야기한 것이다. 촛불혁명이 분 지가 110여일이 됐는데 그동안 개혁입법이 단 한 줄도 통과되지 못했다. 실제 개혁을 성취할 정치구조를 만드는 건 대통령이 누가 되든 아무 관계없는 일이다. 그래서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180석 이상 의석의 개혁대오를 어떻게 만드냐가 개혁연정이고, 이런 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연정과 개혁연정은 어떻게 다른가.

▶안 지사는 새누리당까지 넣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여야 간 대연정을 말했는데 저는 적어도 새누리당까지는 아니다.

-180석을 확보하려면 의석이 부족하다.

▶현실적으로는 바른정당과의 연정이다. 야4당이 171석으로 9석만 (더) 있으면 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에 대해 협력을 얻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개혁연정은 국회 내로 국한되나.

▶아니다. 행정부를 포함한 대통령, 국회를 포함한 정권 차원의 협력이다. 공동정부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는데 같은 문제의식 아닌가 한다.

-'선거 전 연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천·손 전 대표와는 달리 안철수 전 대표는 '선거 후 연정'에 무게를 두고 있어 연정을 논의하는 시점에 차이가 있다.

▶그래서 제가 공동정부, 연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선 끝나고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39석의 여당인데, 한 세력도 아니고 각자 찢어진 260여석의 야당을 어떻게 다 설득해가며 법안을 고칠 수 있겠나. 의욕은 좋아도 택도 없다. 지금부터 그런 조건을 만들어야 개혁을 실제 이뤄낼 수 있는 정부가 될 것이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완주 의지는 있나.

▶지금 저로선 아직도 시작이다. 여러 가지 힘이 안 든다고 하면 거짓말이나 앞으로 여러 과정에서 충분한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 경선 룰 논의가 임박해 있다. 주자 간 이견도 불거지는데 어떤 방안을 생각하나.

▶우리 당은 아직도 신생정당이고 당원도 충분히 많지 않고 손학규 전 대표처럼 후발로 들어온 분들도 있어 이를 고려할 때 오픈프라이머리가 불가피하지 않나 한다.
모바일투표 문제는 선거는 비밀선거가 이뤄져야 하고 동시에 투개표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기술적 보완이 이뤄져 그 점이 확실히 검증된다면 모바일투표 도입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에 대해 그동안 저는 민주당에 있을 때는 확실치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당내 경선 판세를 어떻게 보나.

▶(웃음) 현재 판세야 대략 여론조사에서 나와 있는 것 아닌가. 그러나 역시 당내 경선은 아무리 오픈프라이머리라도 당원과 당의 지지자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 대개 예상되니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여러 선택의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있다.

-안철수, 손학규 전 대표를 이길 필살기는.

▶지금의 시대정신이 깨끗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한국 사회 모든 기득권을 타파하는 지도자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저는 오랫동안 정치를 해오며 늘 기득권과 싸웠고 패권과 추호도 타협한 바 없었고 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안철수, 손학규 전 대표의 장단점은.

▶손 전 대표는 정계복귀 뒤 최근 몇 달간 말씀을 잘 들어보면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진심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 한국 사회가 이번에 이뤄야할 과제, 나아가야할 방향, 시대적 흐름과 과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어 경탄했다. 제 생각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안 전 대표는 의원이 됐지만 아직도 기성정치엔 덜 물든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모습이 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가장 탁월한 식견을 가진 지도자다. 단점은 이야기 안 하겠다. 그분들 단점도 많지만. (웃음)

-당내 경선은 조직 싸움이기도 하다. 창업주로 지분이 많지는 않나.

▶주로 변화와 개혁을 선도하다 보니 조금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세력화하는데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당원이나 지지자가 그런 '중간 계보'를 통해 누구를 지지하고 하는 건 별로 아니라 생각한다. 대중은 지도자를 직접적으로 알고 선택하지, 조직에 크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총리'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혹시 본인에게 제안해온다면.

▶그럴 리도 없지만, 문 전 대표가 지금까지 해온 정치적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 본다면 결국 권력은 내가 잡고 내 세력이 패권을 지켜갈테니 너희들은 나를 잘 도와주며 들러리서라는 이야기다. 호남 총리는 호남을 들러리세워주겠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문 전 대표는 그런 자세를 고쳐먹어야 한다.

-국민의당 경선이 민주당 경선 흥행에 밀리고 있다.

▶별 변화 없이 무난하게 가면 민주당 세력이 더 유리하지 않나. 세력이 커서 다 준비돼 있고, 한때 집권도 한 한국사회에 큰 영향력을 가진 집단 아니냐. 그러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친노(친노무현)세력의 일부로, 결국 (민주당) 싸움이 친노세력 내부의 싸움이 될 정도로 그 사람들은 거대한 현실적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아직 못 넘어서고 있으니 앞으로도 (국민의당에) 기회가 충분히 있다.

-현재의 조기대선 정국 전반을 어떻게 평가하나.

▶일방적으로 대선으로만 (논의가) 흘러버려 걱정이다. 대선에 그치고 말면 다음 겨울 즈음엔 엄청난 국민적 불만이 쌓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미 있더라.

-사드(THAAD) 관련 당론 변경이 필요할까.

▶필요없다. 사드 당론은 원래대로 옳다. 사드 배치는 국익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절차적으로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아야 한다. 김정남이 살해됐다고 사드 당론을 바꿀 일은 아니다.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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