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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경제 성장세…글로벌 리스크 후퇴 시작"

WSJ "트럼프 이전에 이미 유가·경제활동 반등"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17-02-16 11:59 송고 | 2017-02-16 12:00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힘입어 미국 주가와 기업의 자신감이 급등했다는 설명은 솔깃하다. 그러나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도 금융시장과 기업 환경이 낙관적으로 돌아섰다며 상승추세는 세계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상승세는 부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하는 재정 부양책이 다른 나라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희망 덕분이다. 그러나 다른 요소들도 함께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에 힘입어 뛰어올랐다. 중국과 유럽 경제의 활동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됐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포퓰리즘은 지금까지 큰 효과 없는 '젖은 폭죽'에 불과했다.
에드 하이만 에버코어ISI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경제 성장은) 여러 요인으로 이뤄져 있다"며 "트럼프 효과는 가장 많이 이야기 되는 요인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몇주 후 OPEC은 감산에 합의했으며 회원국들은 그 합의를 이행했다. 1년 전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유가는 합의 이후 5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산업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동중인 원유시추공 수는 지난 6월 이후 80% 늘었다. 석유 및 가스전 기계생산도 지난 8월 이후 10% 증가했다.

견고한 에너지 가격은 실제 인플레이션 및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밀어올렸다. 지난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는 나쁘지만, 이번 인플레이션 상승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환영을 받았다. 연준은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율이 파괴적인 디플레이션으로 쉽게 변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지난 7월 중순에만 해도 채권시장은 향후 5~10년 장기 인플레이션율을 미국 1.2%, 유로존 1.4%, 일본 0.1% 정도로만 예상했다. 지금은 당시 이후로 각각 0.5% 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고문은 OPEC 합의에 힘입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 부양책 희망에 더해 연준이 이제까지 너무 느리게 금리를 인상해왔던 게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제성장세는 현재 확고하다. 1년 전 중국이 급격한 자본 유출과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와중에, IHS마킷이 집계한 경제활동지수는 경기 후퇴 국면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중국은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고 자본 유출에 대한 새로운 통제를 단행하도록 장려했다. 지난해 12월까지 대출 붐은 경제활동지수를 거의 4년 최고치까지 끌어올렸다.

유럽도 무기력을 떨쳤다. 제이슨 토마스 칼라일그룹 사모펀드매니저는 "지난해 10월 예상치에 비해 실제 비즈니스 규모와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에서 유럽이 미국보다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유럽의 경제성장은 모두 수출에서 기인했다. 지난 2015년 들어서는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수출이 위축되는 대신 내수 지출이 증가했다. 그는 "국내 경제가 겨우 유지되는 동시에 이머징 마켓과 세계 시장 전역에서 주문이 반등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이 개선된데 힘입어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더 인하하거나 채권을 더 매입하라는 압력을 덜 수 있게 됐다. 이번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앞으로 몇개월 안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은 제로(0) 내지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인해 쪼그라 들었던 은행들의 이자마진을 개선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소비자 신뢰지수 약화의 범인이 아니었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사업 투자 계획을 약화시켰으나 소비자들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떨쳐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철폐'에 우선순위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그간의 보호무역주의 발언들을 실제로 이행하지는 않았다. 이번주 일본과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 국가와의 경제협력관계를 칭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대신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

세계 경제가 최근의 자신감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올해 3.4%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는 성장률이 높아졌으나 지난 5년간 지속된 부진의 연장선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아직 큰 타격을 주고 있지는 않지만, 만약 올 봄 프랑스 대선에서 반-유로 기조의 국민전선(FN)이 승리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은 성장 반등으로 인해 부채 버블에 빠질 수 있다. 지정학적 충격을 줄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떠들썩한 감세 정책도 통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최악의 시나리오가 너무나도 그럴듯해 보였던 때에서 1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약간의 정상화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고 WSJ은 진단했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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