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고수' 트럼프에 맞서는 아베…미일 정상의 '골프외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7-02-10 17:05 송고 | 2017-02-10 17:41 최종수정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17일(현지시간) 미 뉴욕 맨해튼 소재 '트럼프 타워'에서 만났다.  (트럼프 페이스북) © News1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17일(현지시간) 미 뉴욕 맨해튼 소재 '트럼프 타워'에서 만났다.  (트럼프 페이스북) © News1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현지시간 10일 낮(한국시간 11일 새벽)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안보와 통상이 주된 논의 사항이지만 11일 '골프회동'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워싱턴 회담 후 곧바로 함께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트럼프 대통령 소유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로 떠난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동승한다.
두 정상은 '겨울 백악관'이라고 불리는 별장에서 저녁과 아침 식사도 함께한다. 골프 외교는 별장 부근에 위치하며, 미국 여자프로 투어 장소로도 사용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외에도 전 세계에 20여개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1957년 방미 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미 대통령과 회담 뒤 미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타고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의 '버닝트리 컨트리클럽'로 이동해 미일 정상이 골프를 친 적이 있다. 

골프를 즐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AFP=News1
골프를 즐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AFP=News1

당시 함께 골프를 친 사람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할아버지인 프레스콧 부시 상원의원이었다. 당시 라운드 사진을 아베 총리는 1차 내각 때인 2006년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 당시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외조부의 골프 외교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의 뉴욕 '트럼프 타워' 회담 뒤 골프 드라이버인 '혼마 베레스 S05(대략 50만엔)'를 선물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답례로서 아베 총리에게 셔츠 등 골프웨어와 골프용품을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골프로 인해 일본에서 몇 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할 정도로 골프를 즐긴다. 하지만 실력에선 차이가 난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핸디 20에서 베스트 80타 중반을 친다. 드라이버샷 거리는 200야드 정도.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핸디캡 3에서 베스트는 66타. 드라이버는 평균 235~250야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실력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은퇴한 복싱 챔피언 오스카 델라 호야는 지난해 5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코스에서 속임수를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새뮤얼 L 잭슨 역시 지난해 1월 인터뷰에서 유사한 발언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골프에서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가나가와 지가사키에서 골프를 즐기는 아베 신조 총리 © AFP=뉴스1
 지난해 12월 가나가와 지가사키에서 골프를 즐기는 아베 신조 총리 © AFP=뉴스1

아베 총리가 별장에서 머무는 2박의 체재비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비로 낸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AFP통신에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주는 개인적 선물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정부로부터 체재비를 받으면 법률에 저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 법률의 보수 조항(Emoluments Clause)은 미연방에서 유급 또는 명예 직위를 가진 자는 누구든지 미연방 의회가 승인한 것을 제외하고 다른 외국 정부로부터 급여 또는 보상을 포함한 선물, 사무실, 직위 또는 보수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도쿄에서 출국 전 골프를 통한 '신뢰관계 구축'에 의욕을 나타냈지만 야당의 인식은 다르다. 전일 요시다 다다토모(吉田忠智) 사민당 대표는 "트럼프 정권이 탄생하고서 미국도 흔들리고 있다. 골프를 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일본 공산당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입국 금지 명령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데 골프를 치며 친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세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큰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allday33@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