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으로 상처 입은 아이가 또 다른 자아를 통해 어머니를 살해하는 끔찍하고도 슬픈 이야기. 유진은 그의 말에 귀 기울이며 자신의 소설 속 살인에 대한 단서를 찾아 나간다. 싱클레어의 회상을 통해 조안도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학대에 시달리던 싱클레어와 조안 남매는 비정상적 관계를 형성하고, 싱클레어는 조안에게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한 작가와 사랑에 빠진 조안이 집을 벗어나 멀리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시작된다.
'인터뷰'가 뉴욕에서 개막한다. © News1star/ 더블케이 필름앤시어터, 디모 킴 뮤지컬 공장 |
무엇보다 싱클레어의 다중인격이 '인터뷰'의 핵심 요소다. 가정 폭력에 노출돼 자아 분열을 겪게 된 싱클레어가 맞닥뜨린 상황,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은 분노와 상실감이 점철된 한 인간의 극단적 최후를 보여준다. 그의 과거사를 쫓는 관객들 역시 살인마 싱클레어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연민을 마주하게 된다.'인터뷰'는 섬세한 심리 묘사와 진실을 덮은 도포를 벗겨나가는 전개 방식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다양한 감정을 널뛰듯 오가는 터라 배우들의 연기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한국 공연에서 이건명, 김수용 등 쟁쟁한 배우들이 보여준 소름 끼치는 연기는 관객들의 재관람을 이끌만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조쉬 바디어(맷 역), 에린 코머(조안 역), 아담 디엣레인(유진 역)이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세 배우 모두 캐릭터에 몰입해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다.
'인터뷰'가 뉴욕에서 개막한다. © News1star/ 더블케이 필름앤시어터, 디모 킴 뮤지컬 공장 |
미국 공연은 국내 공연과 다소 다른 색채를 띄는 부분이 있다. 한국판 '인터뷰'가 주인공들의 사연을 통해 관객들의 심리를 자극한다면, 오프 브로드웨이의 '인터뷰'는 조금 더 극적인 이야기로 상황이 전개된다. 깊은 이해를 구하기보다 싱클레어와 조안 남매의 모습이 조금 더 충격적이고 단순명료하게 보여진다. 프리뷰 공연에서는 이로 인해 오히려 강렬한 인상을 받은 관객들도 존재했다.
싱클레어 역의 조쉬 바디어는 다수의 자아(自我)를 보여주며 보는 이를 탈진하게 할 만큼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유진 역의 아담 디엣레인은 훈훈한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전후반을 책임진다. 조앤 역의 에린 코머는 맑은 음색과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외모로 신비감을 더했다.
'인터뷰'는 김수로, 김민종이 프로듀서로 나섰으며 '컴포트 우먼'과 '그린 카드'로 주목 받은 김현준 연출이 요제프 K 연출과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10일 미국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다.
uu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