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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각 "'묻어버린다'고 한 건 협박 아닌 선의"

"'양아치 짓 한다' 전달한 건 30년 지기 걱정돼서"
"내가 한상규에 했던 모든 말은 차은택이 한 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7-02-08 19:57 송고 | 2017-02-09 09:11 최종수정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2017.2.8/뉴스1 © News1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2017.2.8/뉴스1 © News1

포스코 계열 광고대행사 '포레카'를 빼앗기 위해 지인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에게 협박을 했다는 의혹이 있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9)이 이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30년 지기가 걱정돼 선의로 한 행동이었으며, 모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의 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로 예정돼 관심을 모았던 차 전 단장을 상대로 한 증인신문은 오는 15일에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8일 열린 차 전 단장 등 5명에 대한 공판에서 피고인이지만 이날 재판에선 증인으로 출석한 송 전 원장은 "한 대표에게 했던 말은 그가 위험에 처했다는 걸 알려주려는 의도였을 뿐, 협박하려는 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공판에서 검찰은 송 전 원장과 한 대표가 2015년 6월15일 만나 대화한 녹취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송 전 원장은 한 대표에게 "재단의 탑(고위층)에서 봤을 때는 형님(한 대표)이 양아치 짓을 한 걸로 돼 있고 '묻어버려라'는 말도 나온다"며 "지금대로 가면 컴투게더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 전 원장은 한 대표를 돕기 위한 선의에서 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포레카 인수 건으로 한 대표에게 불만을 가진 차 전 단장에게 '한 대표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 내가 가서 잘 이야기해보겠다'고 했다"며 "30년 지기인 한 대표의 안위가 걱정돼 차 전 단장의 말을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를 협박해 포레카 지분 양도를 강요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송 전 원장은 "(양아치 짓 등의 원색적인 말을 쓴 건)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려면 차 전 단장의 말을 순화하는 것보단 그대로 전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30년을 함께한 막역한 사이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2017.2.8/뉴스1 © News1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2017.2.8/뉴스1 © News1

송 전 원장은 대부분의 책임을 차 전 단장에게 돌렸다. 그는 "내가 한 대표에게 했던 모든 말은 차 전 단장에게서 들은 것"이라며 "'양아치 짓·묻어버린다' 등의 표현도 들은 말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분을 양도받는 데 방해가 되는 옥순종 컴투게더 부사장을 퇴진하라고 요구한 것도 차 전 단장의 말을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제가 불거지자 차 전 단장이 자신에게 거짓 증언을 강요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원장은 검찰에서 "지난해 10월 차 전 단장이 '한 대표에게 한 말은 내가 아닌 송 원장으로부터 나온 말로 해달라'고 요청해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다르게 봤다. 검찰은 송 전 원장에게 "정말로 한 대표를 보호할 생각이 있었다면 신고 등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차 전 단장의 말을 무작정 전한다면 조폭의 협박을 그대로 전달하는 메신저와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송 전 원장의 말은 한 대표의 입장에선 '악어의 눈물'로 비칠 수 있다"며 "한 대표를 위하려는 마음은 아닌 것 같다"고 추궁했다. 이에 송 전 원장은 "제 아들도 당시 한 대표의 회사에 다녔다"며 "아들 회사의 오너를 어떻게 해코지하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30분으로 예정됐던 차 전 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앞서 이뤄진 송 전 원장·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39)의 신문이 길어져 다음 공판기일로 연기됐다. 재판부는 오는 15일 오전 10시에 차 전 단장을 상대로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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