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입춘(立春), 봄이니까 더 보고 싶다 '젊은 연극'

'19 열아홉', '신의 직장', '대안 가정 생태 보고서', '아주 친절한 (페미니즘) 연극', '점과 점' 등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2-04 13:04 송고 | 2017-02-04 13:05 최종수정
연극 '신의 극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아주 친절한 (페미니즘) 연극' '19, 열아홉' '점과 점' 포스터 © News1
연극 '신의 극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아주 친절한 (페미니즘) 연극' '19, 열아홉' '점과 점' 포스터 © News1

얼음이 풀리고 동면하던 벌레들이 깨어난다는 입춘(立春)이다. 공연계에서는 전통적으로 2월을 비수기로 간주하지만, 평소 무대에 설 기회를 놓쳤던 젊은 신생극단들이 실험적인 신작을 무대에 올릴 기회이기도 하다.

창작집단 적우의 '19 열아홉'을 비롯해 2016 대산대학문학상 희곡부문 수상작인 '대안 가정 생태 보고서' 극단 99도의 '신의 직장', 김진아 연출의 '아주 친절한 (페미니즘) 연극' 등이 관객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일본 극단 맘앤집시가 아주 긴 제목의 연극 '점과 점을, 잇는 선. 으로 이루어진, 육면체. 그 안에, 가득 차 있는, 몇 개나 되는. 서로 다른, 세계. 그리고 빛에 대해'(이하 점과점)을 갖고 내한하기도 한다.
◇ 창작집단 적우 '19 열아홉'

창작집단 적우(積羽)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들이 2016년에 결성한 신생 극단이다. 이들은 새의 깃털도 쌓이면 배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적우침주'(積羽沈舟)에서 극단명을 따왔으며 '작고 힘없는 존재들도 모이면 큰 힘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

적우의 창단작인 '19, 열아홉'은 2015년 서울 모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대입 합격을 위해 유능한 입시전문교사의 지속적인 성추행을 묵인한 학생들이 이후 교사의 성추행 사실이 공론화되자 신고자를 색출하고 비난하며 2차 가해를 저질렀던 사건이다.

'19, 열아홉'은 실제 사건을 가상의 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주말특별반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성적 상위 1%에 드는 아이들 7명이 명문대 합격을 위해 성추행을 저지른 선생을 다시 데려오는 과정을 냉정하게 짚어간다.
주인공 신애 역에는 정승혜가, 신애를 괴롭히는 상규 역에는 장우성이, 피해자임에도 성추행 교사를 두둔하는 수빈 역에는 서지우가 맡았다.

이들 외에도 김소이, 박종현, 신주협, 이주연, 현가영 등이 출연한다. 이 작품은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예술공간 오르다에서 선보인다. 입장료 2만원. 문의 (010)6472-4737.

연극 '19, 열아홉' 설정 사진 © News1
연극 '19, 열아홉' 설정 사진 © News1

◇ 극단 99도 '신의 직장'

지난해 창단한 극단 99도(대표 홍승오)의 극단명은 물이 끓는 100도에서 1도가 모자란 99도를 뜻한다. 끓는점에 도달하기 위해 열정이라는 불로 자신을 태우고 있는 청춘들을 응원하며 힘이 되는 연극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99도의 2017년 첫 작품 '신의 직장'은 이른바 '지잡대' 출신 만년 취업준비생 구진남이 겪는 직장생활을 다룬다. 그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에 정직원으로 취업하자 온갖 멸시와 의심스러운 시선을 견뎌내야 한다.

홍승오 대표가 희곡을 썼고 직접 출연한다. 홍 대표를 비롯해 김국빈, 강해진, 김민우, 계영호, 이수진 등이 출연한다. 연출가 장석원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오는 24일부터 3월5일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입장료 2만원. 문의 (070)4251-3601.

◇ 대산대학문학상 희곡부문 수상작 '대안 가정 생태 보고서'

연극 '대안 가정 생태 보고서'는 2016 대산대학문학상 희곡부문 수상작이며 만 40세 미만 예술가들의 새로운 실험을 지원하는 2017 두산아트랩 선정작 중 하나다.

극작가 박서해는 이번 작품에서 '흙수저' '다문화' '비혼' 등 현재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며, 그 안에서 해체되고 재탄생하는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를 고민한다.

이 작품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연지동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무대에 오른다. 무료 공연이며 선착순 마감한다. 문의 (02)708-5001.

◇ 여성주의 활동가·연극인들의 '아주 친철한 (페미니즘) 연극'

연극 '아주 친절한 (페미니즘) 연극'은 출연배우와 제작진이 모두 여성이다. 이들은 지난 4~5년 동안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군복무, 메갈리아, 데이트폭력 등 페미니즘 이슈를 우회적으로 접근한다.

여성주의 활동가이면서 연극 창작자인 자신들의 일상 생활에서 겪는 편견과 불편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서 담담하게 풀어나갈 예정이다.

이 작품은 김진아(연출), 옥자연(출연), 남지현(드라마터그) 정하영(조명) 송이원(홍보) 민서정(그래픽) 등이 함께 만든다. 오는 17~18일 이틀간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극장 봄에서 선보인다. 문의 (010)7917-2888.

◇ 일본 극단 맘앤집시 '점과 점'

일본 극단 맘앤집시(대표 후지타 다카히로)가 지난해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현대일본희곡낭독회에서 소개된 연극 '점과점'이 정식 무대를 밟는다.

일본연극 전문 번역가로 잘 알려진 고주영씨가 번역한 연극 '점과 점'은 중학교 동창생 6명이 지진과 쓰나미로 폐허가 된 모교를 방문해 10년 전 기억을 단편적으로 되살리지만 뚜렷한 줄거리가 없다.

이 연극의 특징은 배우들이 대사의 내용과 상관없는 움직임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리프레인'(refrain) 연출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담담하고 밋밋한 내용의 고백이 출연배우의 반복적이면서 격렬한 움직임을 통해 무대에서 큰 에너지를 뿜어낸다. 이 작품은 오는 25~26일 이틀간 서울 마포구 대흥동 서강대메리홀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입장료 3만원. 문의 (070)7705-3590.




ar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