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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불출마, 고건 '데자뷔'…관료 출신 잠룡 낙마 재연

관료 출신 '정치 내공 부족' 분석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17-02-01 18:57 송고 | 2017-02-02 09:41 최종수정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뒤 국회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 News1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뒤 국회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 News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전격적인 대선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행정 관료 출신 대선 잠룡들의 중도 낙마 사례가 또 한 번 재연됐다.

반 전 총장은 1970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30년 넘게 외교관의 길을 걸어온 정통 관료 출신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반 전 총장의 대권도전 가능성이 거론될 당시 정치권에선 관료 출신인 반 전 총장이 정치권의 '혹독한 검증'과 네거티브 등 각종 공세를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결국 한때 여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면서 여권의 유력주자로 꼽혔던 반 전 총장은 '정치교체'라는 일성으로 귀국한 지 3주만에 각종 공세에 시달리다 대선가도에서 이탈했다.  

관료 출신의 중도 낙마는 반 전 총장만이 아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주자였던 고건 전 국무총리도 대선레이스 도중 불출마를 선언했다.
고 전 총리는 정통 관료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국무총리를 지냈다. 고 전 총리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면서 단숨에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고 전 총리는 2005년 초 지지율이 30%까지 치솟았고, 2006년까지 한나라당 대권주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맞설 유일한 여권후보로 자리매김했지만, 현실정치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끝내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고 전 총리를 향해 "결과적으로 실패한 인사였다"고 비판한 게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 전 총리를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새로운 대안 정치세력의 통합과 관련해 현실 정치의 한계를 느꼈다"며 "기존 정치 벽이 높았다. 우리나라 선거 정치사에 있어서 제3후보나 선거용 정당의 전철을 초래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관료 출신 주자들의 잇단 중도 낙마를 두고 '내공' 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대권 관문의 제1호는 맷집, 정치력, 담력을 뭉친 내공"이라며 "관료 출신들은 살아온 삶이 평지풍파를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그런 일을 겪으면 정신을 못 차리다 낙마하고 만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측면에선 대선을 앞두고 등장한 '깜짝 대선후보'들의 쇠퇴와 비슷한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전 의원, 2012년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등은 기존 정치세력과의 후보단일화 등의 국면 속에서 중도 낙마했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그간 깜짝 대선후보들은 대부분 준비 부족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반 전 총장도 너무 준비가 부족했다"며 "하지만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깜짝 신인을 부른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깜짝 대선후보는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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