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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정부 환율전쟁 노골화…獨·日·中 직접 겨냥

트럼프 "일본과 중국, 환율로 장난질"
나바로 "독일, 저평가된 유로로 美 착취"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2-01 07:54 송고 | 2017-02-01 07:57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한 환율 전쟁을 노골화했다.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을 직접 언급하며 '환율로 장난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취임 직전 '달러화 강세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죽고 있다'고 한 발언과 맞물려 미국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환율정책을 펼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트럼프 발언에 앞서 대통령 직속의 국가무역회의(NTC)를 맡고 있는 피터 나바로 의장은 독일이 유로를 저평가해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러한 발언들이 잇따라 외환시장에 전달돼 이날 달러는 주요 통화들에 대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1월을 기준으로 달러화는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약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과 중국이 "통화 절하"로 미국과의 교역에서 이익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이 시장에서 환율로 장난질 하는 사이 우리는 마냥 바보들처럼 여기 앉아 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들이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이유도 외국의 평가절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를 "엄청나게(grossly) 저평가시켜"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를 독일의 과거 통화 마르크에 비유하며 독일이 다른 국가들과 교역에서 수출경쟁력을 높여 이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차별적 이득이 미국과 EU 사이 무역협정을 가로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중국의 '환율조작'을 지적하며 "그들과 경쟁할 수 없다. 달러가 강해서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와 나바로의 발언에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종합적인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9.43까지 밀려 12월 8일 이후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월간으로 보면 달러는 2.6% 급락해 2016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1987년 이후 최악의 1월을 나타냈다.

달러/엔은 장중 한 때 1.5% 급락해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유로는 1% 넘게 올라 1.0811달러로 지난 12월 8일 이후 최고로 뛰었다.

미국이 사실상 나머지 전 세계와 환율 전쟁을 선포하면서 달러 끌어 내리기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티에리 앨버트 와이즈먼 맥쿼리 글로벌 금리 및 환율 전략가는 "다른 국가들이 공정하지 않게 행동하고 있다고 (트럼프가) 분명하게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의 달러 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변화는 막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 유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구매력 기준으로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가장 저평가됐다. 최소 4개 통계치로 보면 9~25% 저평가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진한 유로존의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세, 이에 따른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정책 연장, 주요 선거들을 앞두고 점증하는 정치적 불안 등으로 유로화 가치는 계속해서 역풍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크레딧 아그리콜과 애버딘자산관리는 그래서 최근 유로의 강세가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다. 유로화에 대해 약세베팅을 하고 있는 애버딘은 다만 "만약 9월 또는 그 이전에 ECB 양적완화 테이퍼 신호가 등장한다면 유로 약세베팅은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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