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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유승민 "구체제 끝내고 새시대 여는 대통령 되고 싶다"

[신년인터뷰] "쇼트에서 대세 있나?"…보수후보 단일화시 승리 자신
"올바른 개혁에 대한 열망이 제 강점"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김정률 기자 | 2017-01-31 08:00 송고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7.1.3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최근 19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30일 "앙시앙 레짐(구체제)을 끝내고 새 시대를 여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뉴스1과의 신년인터뷰에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조기 대선으로 치러질 19대 대선을 쇼트트랙에 비유한 그는 "쇼트트랙에서 대세가 있는가"라며 보수후보로 단일화 돼서 문재인 전 대표와 맞대결을 펼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설 연휴 어떻게 보내셨나.
▶(설 명절 전날인) 지난 27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이애리사 전 의원,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동대구 역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대구 지역 유지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명절 당일) 제사도 지냈다.
-29일에는 김종필(JP) 전 총리를 예방했다고 들었는데.
▶JP는 부친(고 유수호 전 의원)과 인연이 있다. 부친이 JP와 함께 민자당과 자민련에서 함께 정치를 하셨다. 

-어떤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가.
▶대통령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힘이다. 현재의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대통령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
이제 대한민국은 '앙시앙 레짐'(구체제)을 끝내고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당장 경제와 안보 위기가 있고 수십년간 축적돼온 난제가 수북하다. 교육, 보육, 노동, 복지 등 정책에서 기득권층의 저항도 엄청날 것이다. 저출산, 양극화 등 온갖 난제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 개혁을 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그 지도자는 오랜 기간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준비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개혁을 (제가) 해보고 싶다.
진보, 야권은 이상주의적이고 국가가 가진 재정과 한계를 생각하지 않아 너무 급진적이다. 저는 현실적인, 책임있는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났다. 이 기간동안 제대로 된 민주주의, 공화(共和)를 했는가라고 묻는다면 정말 아니다. 공화는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사는 세상'을 말한다. 민생이라고 말하는 부분들은 공화주의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 또 공화의 핵심 가치는 정의이기도 하다. 정의를 사법적 범위에서 생각하는데, 사실 우리가 바꾸고 싶은 세상이 그 방향이다.

-현재의 시대정신에 어떤 후보가 적합하다고 보나.
▶바로 저다.(웃음) 왜냐하면 지금 야권은 정권교체만 외치고 있는데 이는 '새 시대의 대통령에 누가 적임자인가'라는 고민 없이 그냥 박근혜 정부가 잘못했으니 바꾸면 된다는 식이다. 과거 심판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러다보면 묻지마 투표가 된다. 다음 5년을 이끌고 갈 대통령은 현재의 시대 정신에 부합하는 개혁안을 가졌는지, 또 그 개혁을 추진할 역량과 의지를 지녔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달라"고 저는 말한다. 저 같은 사람이 도전해야 의미있는 승부가 된다. 국민들도 이제 대선에 대해 어느 정도 학습이 돼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 결정이 나고 60일안에 실제 대선을 치르게 되면 국민들은 '누가 적임자인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탄핵 인용 결정 이후 분위기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그것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성장했지만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선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TK의 민심을 어떻게 안을 것인가.
▶저는 TK 출신이고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역을 배경 삼아 정치를 해본 적은 별로 없다. TK도 과거 에는 야도였다. TK에서는 박 대통령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가 탄핵 사태까지 오니, 자괴감을 갖고 입을 다물고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현재의 TK 여론조사를 저는 그리 믿지 않는다.
제가 만나본 분들의 경우 50대까지는 수도권 정서와 비슷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 아직 남아 있다. TK 분들이 옳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선택을 강요하는, 즉 '조폭의 의리'를 강요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총선에서 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시 TK의 선택을 받았다. TK유권자들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점차 정리하고 미래를 고민할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김부겸 민주당 의원을 뽑은 것, 저를 뽑은 것도 그런 변화의 시작이었다. 저는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본다.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 이야기를 꺼냈다.
▶저는 제3지대, 빅텐트 이런 말을 애용하지 않는다. 정당이라는 것은 큰 방향에서 같은 생각을 수용하고 소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지금 보수 후보 지지율을 다 끌어 모아도 야당쪽 합의 반토막도 되지 않는다. 중도성향 유권자도 진보화돼 있는 현실에서 정권교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보수층에서는 이런 열망이 있다. '문재인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는 보수 후보로 단일화를 해서 대선을 치러 보자.' 그것이 보수의 대의 명분이다. 보수 후보들간에 언젠가는 그런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새누리당 후보도 단일화 대상인가.
▶글쎄. 그건 좀 봐야할 듯하다. 새누리당 탈당(러시)이 다시 시작되고 있고 새누리당이 누구를 후보로 내세울지도 봐야 한다. '바른정당이 언젠가 새누리당과 연대할 것이다', '합칠 것이다' 이런 오해가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새누리당이 그동안 해온 보수를 (같이)하고 싶지 않다.

-현재 대선 판도가 양강 구도라는 진단이 있다. 어떻게 보는가.
▶일각에서 이번 대선을 쇼트트랙에 비유했더라.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 쇼트트랙은 무리를 지어서 여러 바퀴를 돌다가 막판에 스퍼트를 올리는 사람이 이기지 않나. 쇼트트랙에서 대세가 어디 있겠나.
(국회의원이 된 뒤) 대선을 3번 치러봤는데 조기 대선이라고 해도 지금 지지도가 그대로 가지 않을 것이다. 헌재 결정 등 한두번 요동치는 계기가 있을 거로 본다.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7.1.30/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보수 후보단일화로 단일화된다면 야권 후보와 1대1 구도에서 이길 자신이 있는가.
▶자신 있다. 야권에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상수(常數) 비슷한데, 그 분은 국회의원을 초선만 했다. 이 시대의 개혁 과제와 국민들이 심각히 여기는 경제 위기, 안보관 등에 대해 충분히 검증이 이뤄지면 상황이 변화할 것이다. 그 분의 불안한 안보관과 경제문제 해결 능력, 급진적 개혁 등에서 불안감이 생기시리라 본다. 제가 만일 보수의 단일 후보가 돼서 문 전 대표와 앞으로 5년간 국가 경영, 대통령직 수행에 대해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게 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등 유 의원표 경제정책이 있다. 이들을 한마디로 아우르는 용어는 무엇인가.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게 없다. 다만 안보는 정통 보수이고 민생 분야는 개혁이라고 말한다. 민생 경제에 대해 저는 '혁신성장'을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곧 '혁신성장' 관련 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지금 IMF(국제통화기금) 구제 금융 때보다 더 체감경기가 나쁘다. 마이너스 성장이 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위기를 관리하고 극복하는 방안, 5년마다 1%포인트씩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을 반전시키기 위한 경제적 틀 등에 대해 야당 쪽 후보들은 아직 큰 생각이 없는 듯하다. '소득 주도 성장', '임금 주도 성장'이라고 말만 성장을 붙였지, 그건 성장이 아닌 분배의 해법이다.
재벌주도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 성장을 위해 이제 창업과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여기서 국가가 해야할 일을 찾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각 시·도별로 재벌들에게 창조혁신센터를 맡기는 등 방법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국가는 창업기업,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하고 규제도 개혁해야 하고 할 일이 많다.
저성장 탈출은 저출산 탈출과 같이 가야 한다. 두 가지 탈출이 국가가 지금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국가가 엄청난 돈을 퍼부었는데도 아직(여성1인당) 평균 출산율이 1.2명선이다. 그 문제는 지금까지 한 정책에 비해 획기적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과감한 정책을 당장 펴야 한다. (제가 최근 낸) 육아휴직 3년법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인 교사나 공무원은 이미 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그러지 못하는 것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나서서 기업 문화를 바꾸도록 해야 한다. 기업문화 교체에 정부가 나서는 것은 미르-K스포츠재단처럼 돈뜯자는 게 아니지 않는가.

-혁신성장의 밑그림을 조금 더 말해준다면.
▶현재 지역별로 혁신센터를 만들었는데 그건 재벌이 한 것이라 의미가 없다. 우리 경제에서 제일 약한 고리인 창업,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4차 산업은 인터넷을 통해 비즈니스를 할 수 있으니 아이디어만으로도 지방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는 지방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지방의 연구소, 지방 대학의 청년들이 혁신성장의 새로운 씨앗을 낼 수 있도록 창업에 대한 국가 지원을 대폭 늘리는 것을 고민 중이다. 네이밍은 조금 봐야 한다.

-유 의원은 강한 안보를 주장하는데.
▶저더러 진보 쪽에서 자꾸 '종북몰이를 한다', '색깔론을 편다'고 하는데 저는 종북이나 빨갱이 그런 표현은 거의 쓰지 않는다. 좌파라는 말도 안쓴다.
제가 궁금한 것은 (야권의 주자들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한다거나, 사드(THAAD) 배치를 두고 오락가락 한다든지,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든지, '군복무기간을 12개월로 줄이자'라고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의 대북관은 무엇인가 그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방위비를 올리면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라고 하는 사람의 안보관을 문제 삼는 것이다. 그걸 종북몰이나 색깔론으로 규정하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소리다. 모병제도 마찬가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바른정당에 온다면.
▶지도부가 오는 2월초부터 경선룰 작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저는 경선룰을 만드는데 일절 개입하지 않을 생각이다. 경선룰을 만드는 과정이나 그 이후에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에 온다면 환영이다. 당연히 치열한 검증과 토론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그 분이 창당을 할지, 바른정당에 올지, 국민의당으로 갈지 그것은 그 분의 선택이다. 다만 국민들도 그렇고 저도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나라를 이끌지'가 궁금한데 아직 부족한 듯하다. 어쨌든 그 분 선택만을 바른정당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헌에 대한 생각은.
▶저는 대선 전 개헌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대선전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개헌은 찬성한다. 특히 4년 중임제 개헌은 찬성한다. 일각에서는 '외치 대통령-내치 총리' 등 분권형 대통령을 주장하는데 사드 문제만 보더라도 외교적 사안이면서 내치에 속하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분권형 대통령제는 최악이다. 
물론 언젠가는 순수내각제로 가야 하는데 내각제를 하려면 현재의 국회는 해산을 해야 한다. 내각제를 하려면 '여러분이 뽑는 국회의원이 총리를 할 수도 있고 장관이 될 수 있다. 행정부를 책임질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께 분명히 알려야 한다. 
개헌 공약은 과거 대선에서도 다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아 심각한 신뢰의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말을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저도 적절한 시점에 권력구조 뿐만 아니라 기본권, 지방분권, 헌법기관 관계 등을 모두 포함해 언제 어떻게 개헌할지 분명히 이야기할 것이다.

-자신의 지지층을 분석한다면.
▶연령으로는 젊고 성향으로는 중도 쪽이 가장 많은 듯하다. 보수층에서도 이번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박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마음이 떠난 보수층이 있다. 그분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저도) 노력해야 한다.  

-보수 후보인데, 고연령층도 흡수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보수의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현재의 민심이) 보수정당의 정권을 잡는 것에 대해 부담을 보이고 있고 그런 불리한 상황에서 대선을 치르려면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위한 단일화 작업은 필요하다.

-최근 까칠남에서 친근남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이 있다.
▶학자시절에도, 정치를 할때도 부당하게 힘을 휘두르는 사람들에게 맞서왔다. 계속 강한 자들에게 맞서다 보니 어려움도 겪고 그러다보니 입다물고 사는 기간도 생기고 언론하고 접촉도 적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진 것도 10년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도 늘 비판적이었다. '스킨십이 적다', '까칠남이다' 그런 지적을 일부 인정한다.(웃음)

-유 의원의 강점은 무엇인가.
▶강점을 제 입으로 말하긴 뭣하지만 올바른 개혁에 대한 열망이 아닐까. 기득권층의 저항이 있어도 그걸을 극복하고 과감하고 올바른 개혁을 저는 꼭 하고 싶다. 또 재벌이든 부자든 이제까지 정치를 하면서 깨끗하게 진짜 옳은 길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깨끗하고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아마 이번 대통령은 취임을 하자마자 1~2년은 (경제) 위기 극복에 올인을 해야 한다. 저는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에 경제 정책을 들여다본 사람으로서 취임한 직후 좋은 사람들로 정부를 구성해서 곧바로 위기극복에 나서는, 그래서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드릴 수 있다. 그 점이 제가 내세울 장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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