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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TK '돌아선 민심'…성주·김천 사드반발에 '안갯속'

지지후보는 '아직'..."누굴뽑아도 똑같다 소리 들어선 안돼"

(대구ㆍ경북=뉴스1) 정지훈 기자, 피재윤 기자, 최창호 기자 | 2017-01-29 17:01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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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이 정말 변하긴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29일 고향에서 설 연휴를 보내고 있는 바른정당 대구시당의 한 관계자는 "고향에서 설 연휴를 보내고 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다"며 "예전같았으면 '똑바로 하라'고 호통을 치거나 역정을 내시는 어른들도 있고 그랬는데 요새는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일색이었던 지역 민심은 지난해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을 겪은 이후 영남권 신공항 무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논란, 최순실 게이트 사건 이후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택시기사 이모씨(63·대구 수성구)는 "요즘은 (손님들과) 정치 얘기는 잘 안한다"며 "예전에는 대부분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생각이 다 다르다 보니 얘기 잘못하면 화를 내는 손님도 있고 정치 얘기 자체를 '듣기 싫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며 달라진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새누리당을 지지했고 대구사람이면 신한국당부터해서, 한나라당, 새누리당까지 '의리로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나부터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서 설을 보낸 박모씨(43·자영업)는 "설 전날 특검에 불려가는 최순실의 모습에 이어 박 대통령의 인터넷 방송 인터뷰를 보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도대체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는 생각을 하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른들은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은 안 변하는 것같다"며 "요즘 친박 단체들이 모여 탄핵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니까 (달성지역도) 조금씩 (민심이) 요동치는 것 같은데 촛불이 거셀 때보다는 (반대여론이) 많이 사그러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요동치는 민심으로 자칫 가족간에 불화로 번질까 정치 얘기를 아예 꺼내지 않은 집도 많다.

한 지역은행 지점장은 "팔순의 어머니와 20대 대학생 딸, 서울에서 내려온 동생 가족들까지 모여 얘기를 나누다 성향도 다 다르고 하다보니, 토론이 되기보다는 자칫 다툼이 될 뻔했다"면서 "정치 이야기는 가족 모임에서 꺼내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새누리당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TK지역의 민심이 요동치면서 표심 향방은 점점 더 안갯속이다.

15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군으로 결정되자 5만여명의 군민들이 밤샘 촛불 집회를 통해 사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016.7.1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15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군으로 결정되자 5만여명의 군민들이 밤샘 촛불 집회를 통해 사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016.7.1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지난 여름 정부의 사드배치결정으로 200여일째 반대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성주지역도 "대규모 탈당 등 새누리당의 인기는 바닥이지만 지지 후보나 정당에 대한 뚜렷한 윤곽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반응들이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분명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것이 바로 (야당) 문재인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마디로 이곳은 '무주공산'인 상태"라고 표현했다.

성주와 함께 사드에 반발하고 있는 김천 지역에서도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이탈표가 많다"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주부 조모씨(64·경북 김천시)는 "박 대통령을 정말 열렬히 지지했는데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며 "주변 지인들도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으로 많이들 돌아섰지만 아직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문재인씨는 잘 모르겠고, 유승민도 배신했다는 이미지가 있고 반기문 총장은 아직 덜 여문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치 변화와 함께 정치권을 향해 "지역의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고 하루빨리 국정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질타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소규모 건설업을 하는 최모씨(47·경북 안동) "경기가 최악이고 지금 국가위기 상태인데 최순실이든 조기 대선이든 빨리 마무리해서 국정을 안정시키는게 가장 시급하다"며 "정치권에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서로 잇속만 챙기려하니 국가의 혼란만 더 가중시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포항에서 설을 보낸 정모씨(51·회사원·수원)는 "TV에서 명절기간에 국정농단과 관련된 특검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다"며 "국민들이 '누굴 뽑아도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새 지도자뿐만 아니라 여·야 국회의원들이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26일 오후 박근혜대통령 퇴진 촉구 4차 시국대회가 열린 대구시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시민들이 박근혜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2016.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후 박근혜대통령 퇴진 촉구 4차 시국대회가 열린 대구시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시민들이 박근혜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2016.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박사모 등 보수단체회원들이 26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탄핵기각 국민 총궐기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7.1.26.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박사모 등 보수단체회원들이 26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탄핵기각 국민 총궐기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7.1.26.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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