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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최순실의 반격 시작됐나…'잘 짜인 각본' 논란 속 노림수는

崔 '메시지'→朴 '인터뷰'→崔측 재공세
崔 노골적 지연전술…특검 '무대응 무시전략'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7-01-26 17:50 송고 | 2017-01-26 18:24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궁지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적극적인 여론전을 펴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최씨가 25일 특검에 출석하며 작심발언을 내뱉자 박 대통령은 보수 인터넷매체와 전격 인터뷰로 화답했다. 26일에는 최씨 변호인이 특검의 강압수사 주장을 펼치며 연일 '특검 흔들기'에 여념이 없다.
박 대통령과 최씨가 주거니받거니 자극적 언사를 쏟아내며 찰떡 공조를 통해 여론몰이에 나섰지만 특검은 최소한의 대응만으로 이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최순실 "강압수사" 주장…朴 "허황된 거짓말" 화답

강압수사를 이유로 소환조사를 거부해온 최씨는 25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특검에 강제구인됐다. 최씨는 조사실로 이동하며 고함을 지르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돌발행동을 했다.
최씨는 "어린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하고,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과 경제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너무 억울하다"며 "우리 애들까지, 다 어린 손자까지 그렇게 하는 것은…"이라고 울부짖듯 내뱉었다. 이같은 최씨 주장에 특검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근거 없는 트집으로 특검 수사에 흠을 내고자 하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박 대통령은 보수매체와의 '전격 인터뷰'로 바통을 이어받아 장단을 맞췄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규재TV'와 1시간가량 인터뷰를 갖고 헌재심판과 특검 수사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을 모두 "허황된 거짓말"로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탄핵하기 위해서 그토록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 내야만 했다고 한다면 그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 건가 그런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최순실씨 측의 문화계 인사 천거' 등 이번 탄핵, 특검과 관련한 일부 질의에 대해서는 '없다. 아니다'며 부인으로 일관했다.

26일엔 최씨 측이 기자회견을 자처해 특검이 폭언과 강압수사로 인권침해를 했다며 "제3기관에서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조사실의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과 녹음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최씨가 언론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자 박 대통령이 이에 화답하고, 다시 최씨가 변호인을 통해 장단을 맞추며 긴밀히 공조하는 모양새다.

박영수 특검팀 이규철 대변인(특검보)가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1.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박영수 특검팀 이규철 대변인(특검보)가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1.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특검 "법·원칙대로 수사"…지연전술 무시전략

특검은 최씨와 박 대통령의 행위가 수사 지연과 여론의 반전을 꾀하는 행위로 의심하면서 구상 중인 타임스케줄에 맞춰 흔들림 없이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26일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나 참고인에 대한 어떠한 강압수사나 자백 강요 등이 없었고, 인권침해를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특검보는 "수사에 대한 이의제기에 상관없이 특검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며 "그런 상황에 개의치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일방적 주장에 일절 대응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특검보는 박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최씨 측의 기자회견 등이 청와대 압수수색과 대면조사 일정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못박았다.

최씨와 박 대통령의 언행이 수사를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한 특검이 이같은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씨 측의 수사 지연전략은 점점 노골적이다.

최씨는 지난달 24일 이후 여섯 차례 소환조사에 불응하며 버텨왔다. 특검은 최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서야 간신히 조사실에 불러낼 수 있었다. 그러나 최씨가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해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특검은 전날에 이어 26일 최씨를 재소환했다. 최씨는 특검사무실에 오전 9시50분께 도착했지만 특검팀의 조사는 오후 2시쯤에서야 시작될 수 있었다. 자리를 비운 최씨 변호인의 입회권을 보장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뢰인을 조사실에 홀로 남겨둔 이경재 변호사 등 최씨 측 변호인은 오전 11시부터 특검을 맹비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 가뜩이나 강압수사라는 억지 주장에 골치 아픈 특검은 최씨를 불러다놓고도 소중한 시간을 허망히 보내야 했다.

이 특검보는 "어제 본격 조사 이후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는 상황"이라며 "오늘의 경우 도착은 아침 10시 이전에 했지만 입회해야할 변호사가 기자회견장에 가 있어 전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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