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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세상…'안정 속 변화' 뚜렷한 금융 CEO 인사

조용병 회장과 동행할 혁신 행장? 60년대생 나올지 관심
우리銀의 안정·변화 명분 찾기, 자회사서 넘버2 찾은 기업銀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신건웅 기자, 정연주 기자 | 2017-01-23 06:20 송고
왼쪽 위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우리은행 그룹장. © News1
왼쪽 위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우리은행 그룹장. © News1

최순실 국정 농단에서 출발한 촛불 정국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극심한 정치 혼란에도 금융권 CEO 인사는 이어지고 있다. 연말부터 시작한 금융권 CEO 인사는 '안정 속 변화'라는 트렌드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보여준 변화의 지점들이 눈길을 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주 조용병 은행장을 차기 그룹 회장으로 선택했다. 조 회장 내정자는 한동우 회장이 직접 행장으로 발탁하면서 후계자 자리를 선점했었다. 한 회장과 회장추천위원회도 '순리'를 강조하면서 '안정적인 권력 교체'에 방점을 찍어, 충분히 예견한 인사였다는 평가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도 '중도 사퇴'라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권력 교체에 힘을 실었다. 이젠 그룹의 큰 상처였던 지배구조 혼란이라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고 선언이라도 하듯, 깔끔한 모양으로 큰 행사를 치러냈다.

이렇게 '안정'을 챙긴 신한금융그룹의 다음 '변화'는 은행장 인선일 가능성이 크다. 김형진(60)·임영진(58) 지주회사 부사장 등에다 그룹 회장 경쟁에서 용퇴한 위성호 사장이 후보군의 앞자리를 차지한 형국이다. 그룹 회장 내정자 신분인 조용병 행장은 지난 21일 열린 '2016년 종합업적평가대회'에서 "혁신·공감·행복·동행의 신한을 만들어가자"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직원에겐 승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금융그룹에서 가장 동력이 큰 곳은 은행이다. 그룹의 변화와 혁신은 은행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신한금융그룹이 자랑으로 여기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는 은행 직원들의 희생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 '원(One) 신한, 신한의 길(Way)' 등 신한금융의 대표적인 캐치프레이즈가 모두 이를 기반으로 한다. 그만큼 차기 은행장의 변화와 혁신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만약 후보군 중에서 임영진 부사장이 행장에 오른다면 우리나라 은행장으로는 처음으로 60년대생 행장이 된다. 세대교체는 변화와 혁신을 강력히 추동할 동력인 만큼 주목받는 이유다. 조용병 회장 내정자는 은행장 선임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조용병 회장과 아름다운 동행을 할 짝은 한동우 회장이 마지막까지 챙긴다.

이번 주 은행장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우리은행도 관심이다. 이광구 현 행장과 이동건 그룹장이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는 해석이 많다. 우리은행에서 안정과 변화를 보는 지점은 조금 다르다.

이광구 행장이 민영화를 이룬 성과를 기반으로 연임에 성공한다면 경영 안정에다 지긋지긋한 '상업-한일' 구도를 깬 변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모양이 된다. 이동건 그룹장이 승리해도 안정과 변화의 명분은 충분하다. 아직은 그 뿌리가 남아 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조직의 불안정 요소를 행장의 교차 선임으로 보듬으면서 인적 교체에 따른 변화를 모색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은행장에 오른 김도진 기업은행장도 주목받는다. 은행장 인선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와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으면서 안정적인 권력 교체에 성공했다. 대신 김 행장은 이미 은행을 떠난 계열 저축은행 대표를 은행의 2인자인 전무(수석 부행장)로 지목해 변화를 꾀했다. 임상현 전무는 김도진 행장보다 입행은 3년, 임원 승진은 1년 빠르다.

신한금융을 비롯해 많은 금융지주회사가 주요 인사에서 계열사 임원들을 후보에 포함하고 실제로 선임 사례가 꽤 있다. 그러나 기업은행에서 계열사 대표가 은행으로 복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김도진 행장의 속내가 궁금하지만, 아직은 정확히 확인된 것이 없다. 최소한 기업은행에선 상당한 파격과 변화인 만큼 어떤 효과를 낼지도 주목받는다.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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