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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 마이 프레지던트'…美전역 200만 '反트럼프' 시위

'여성 행진'에 워싱턴만 마돈나 등 50만 참가
서울 강남역 등 세계 각지서 연대시위 이어져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2017-01-22 13:50 송고 | 2017-01-22 13:55 최종수정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성의 행진'이 열렸다. 이날 약 50만명의 시민들이 시위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 AFP=뉴스1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성의 행진'이 열렸다. 이날 약 50만명의 시민들이 시위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 AFP=뉴스1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를 '내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여성들의 행진이 수도 워싱턴DC와 미 전역 50개 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서울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전 세계 670여개 도시에서도 '반(反)트럼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워싱턴DC에선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트럼프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행진'(Women's March) 행사가 열려 20대 여학생부터 70대 할머니, 어린 소녀와 성인 남성 등 수많은 이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당신이 스타라면 여성의 성기를 움켜쥘 수 있다"(Grab them by the pussy)고 말했던 것을 조롱하기 위해 여성의 성기와 발음이 같은 고양이(pussy) 귀 모양의 분홍색 털모자를 쓰고 행진에 참가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고양이에게 힘을'(Power to the pussy), '내 몸은 내 권리다'(My body, my rights), '여성의 힘'(Girl Power), '최고 성범죄자(the sexual-predator-in-chief) 트럼프를 탄핵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터와 현수막, 팻말 등을 들고 거리를 걸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애틀에서 열린 '여성의 행진'에 참여한 할머니. © AFP=뉴스1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애틀에서 열린 '여성의 행진'에 참여한 할머니. © AFP=뉴스1

이번 행진에 참가한 흑인 여학생 에리카 오르(20)는 "난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자 이곳에 왔다"며 "단지 집에 앉아 불평만 한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딸·손녀와 함께 뉴욕시에서 왔다는 조앤 개스코인(78)은 민주당 대통령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거론, "사람들이 '여성 대통령'에 투표하길 두려워한 것으로 보인다"며 "난 손녀딸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여기 왔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엔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와 페미니스트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가수 케이티 페리·엘리샤 키스, 배우 줄리앤 무어·스칼렛 요한슨 등 유명 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특히 검은색 고양이 털모자를 쓰고 연단에 오른 '팝 디바' 마돈나는 행진 참가자들에게 "사랑의 혁명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우린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린 혼자가 아니고,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돈나는 또 "우리의 단결엔 힘이 있다"며 "진정한 연대와는 어떤 반대 세력도 맞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여성의 행진'에서 공연중인 마돈나. © AFP=뉴스1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여성의 행진'에서 공연중인 마돈나. © AFP=뉴스1

이날 미 전역 600여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여성들의 행진' 행사엔 워싱턴DC에서만 최소 50만명, 전국적으론 20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WMATA 워싱턴 지하철 당국은 이날 '행진'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한 승객 수는 47만명에 이른다복 밝혔고,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에서도 주최 측 추산 각각 75만명과 50만명의 대규모 인파가 모였다.

시카고 트리뷴과 보스턴 글로브 등 지역지는 현지에서 열린 행진에 각각 15만명과 13만~15만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트럼프' 시위는 미국 외에도 호주 시드니·멜버른에서부터 런던,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로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체코 프라하, 스위스 제네바 등 세계 각지에서 이어졌다.

런던 트라팔가 광장엔 10만명의 시위대가 모여 "우리 권리는 움켜쥘 수 없다"고 소리쳤고, 파리 에펠탑 앞에서도 7000여명의 시민이 "자유, 평등, 박애"를 외쳤다.

한국에서도 작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21일 오후 열린 '서울 여성의 행진' 시위에 약 2000명이 참가했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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