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설 연휴도 촛불열기 이어갈까…시민들 "설 밥상서 시국토론"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해야" 한 목소리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김재현 기자, 박승희 기자 | 2017-01-21 16:46 송고
올겨울 '최강 한파'를 기록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2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17.1.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한파 속 눈발이 날리는 21일 시민들은 옷차림을 단단히 하고 촛불을 들기 위해 광장으로 나왔다. 시민들은 다음주 설 연휴에는 공식적인 집회가 없는만큼 나름의 방식으로 촛불 열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촛불집회를 주관해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 설맞이 촛불' 제13차 범국민행동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이른 시각부터 광화문 광장에 나와 사전행사를 즐기는 등 집회 분위기를 예열했다.  
이날 오후 3시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박종석(57)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촛불 열기가 사그라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나왔다"며 "그동안 마음은 촛불집회 현장에 있었지만 사실 오늘 처음 나왔다.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설을 앞둔 분위기를 만끽하듯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광장에 나온 시민도 있었다. 친구와 함께 한복을 입은 중학생 유다경양(14)은 "박근혜 언제 내려가나 싶어서 하야하라고 얘기하러 나왔다"며 "즐거운 설인데 박근혜가 내려가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당차게 말했다.

다음주인 설 연휴에는 촛불집회가 열리지 않는 만큼 친척들과 함께 밥상에서 시국토론을 하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촛불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시민들도 상당했다.
퇴진행동 측은 오는 28일 촛불집회를 열지 않는 대신 이날 오후 4시16분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차례 등을 열겠다고 밝혔다.

황중덕씨(77)는 "우리는 온 가족이 이 일에 대한 생각이 같아서 모이면 시국 얘기를 많이 한다"며 "설인만큼 가족들끼리 모여서 얘기도 하고 손자손녀들도 가르치고 할 것"이라며 웃었다. 

정민정씨는 "고향이 대전이라 내려가야 하는데 집회가 없는만큼 가족들과 함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며 "현장에 나오지 않아도 마음 속으로 촛불을 들 분들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박종석씨(57) 역시 "설 연휴 때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마음으로나마 촛불 열기를 이어갈 생각"이라며 "집회 현장에 나오고 안 나오고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 이미 대통령 탄핵을 한 마음으로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지만 시국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뜨거웠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보고 이번 집회에 참여했다는 시민들도 상당했다. 아내와 아이 둘과 함께 광장에 나온 최한호씨(37)는 "조의연 판사의 소신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지만, 결론을 이미 정해 놓고 논리를 끼어 맞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아들과 함께 온 김덕회씨(45)는 "이재용 불구속에 대해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보던 음모론이 생각났다"며 "삼성에서 돈을 많이 써서 변호인단을 꾸려 사법부를 상대로 작업을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불구속은 옳지 않고 영장을 즉시 재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부장관 구속에 대해선 환영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정민정씨(30·여)는 "이재용 부회장 불구속 때 안타까웠던 마음이 그나마 상쇄됐다"며 "두 핵심 실세의 구속이 이번 사태 해결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ul@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