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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톡]'더 킹' 정우성, 춤신춤왕 명장면의 의미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2017-01-20 16:41 송고 | 2017-01-20 17:30 최종수정
영화 '더 킹'이 설 연휴를 앞둔 개봉 첫 주 극장가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더 킹'은 지난 19일 1147개 스크린에서 23만804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54만1020명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더 킹'은 앞서 28만8961명의 오프닝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는 역대 1월 한국 영화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보유한 영화 '베를린'의 27만3647명의 기록을 넘어선 수치. 

'더 킹'은 무엇보다 영화 '공조'와 쌍끌이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공조'의 현빈X유해진 주연배우들과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렸던 가운데 먼저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언론시사회 이후 강렬한 풍자가 돋보이는 블랙 코미디로서 궁금증을 증폭시켰고, 언론에서 다수 회자된 몇몇 명장면들이 예비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특히 조인성과 정우성, 배성우의 펜트하우스에서의 흥겨운 춤 장면이 가장 관심을 끌기도 했다.
'더 킹'이 현재 상영 중이다. © News1star / 영화 '더 킹' 스틸
'더 킹'이 현재 상영 중이다. © News1star / 영화 '더 킹' 스틸


해당 장면은 평범한 검사였던 박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권력 설계자이자 전략부 부장 검사인 한강식(정우성 분)을 처음 만나는 신이다. 사법 권력을 악용하는 법을 몰랐던 박태수가 한강식을 만나 욕망을 깨우게 되는 터닝 포인트가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후 한강식은 펜트 하우스에 모인 인파들에 둘러싸여 흥을 폭발시키는데 한강식이 선곡한 배경음악은 다름 아닌 자자의 '버스안에서'와 클론의 '난'이다. 여기서 관객들은 정우성의 반전 춤사위에 폭소를 터뜨린다. 

이들의 춤사위 장면은 두 달간의 연습 끝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림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해당 장면서 두 곡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높으신 분들이라고 하는 분들과 노래방 같은 곳에 간 기억이 있는데 나는 이 분들이 트로트 같은 곡들을 부를 줄 알았다"며 "하지만 그런 분들이 싸이의 '연예인'이나 요새 유행하는 댄스 음악을 부르시더라. 당시 유행하는 노래에서 흥을 즐기시는 모습을 떠올리고 정우성이 어떤 노래를 부르고 춤 추면 웃길까 생각하다 두 곡을 선택했다"고 털어놨다. 
다소 경박스럽다고도 볼 수 있는 춤사위는 정우성이기에 풍자 효과가 더욱 컸다는 평이다. 정우성은 한강식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줄곧 "무너뜨리고 싶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권력을 쥐고 카리스마 있게 등장하지만 그 뒤에 숨어서 비도덕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인데, 그런 인물이 처절하게 무너지고 하찮아 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한 것. 인파의 환호에 심취해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한강식의 모습은 영화에 밑바탕돼 있던 정우성의 의도와도 맞닿아 있었다. 

한재림 감독은 그래서 해당 펜트하우스 장면에 크게 공을 들였다. 현재 권력을 쥐고 있다고 하는 이들이 정점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봤다. 그는 "펜트하우스에서 흩날리는 꽃가루 같은 게 권력의 성질이다. 그만큼 가볍다는 뜻"이라며 "권력이라는 걸 쥐고 있는 순간 자신은 모른다. 권세를 누리던 사람이 수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 초라하지 않는가. 정점에 있는 순간과 초라해진 그 순간, 그 간극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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