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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열사 추모하며…최강 한파속 촛불시민 광장으로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김다혜 기자, 한재준 기자 | 2017-01-14 17:59 송고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 30주기 추모제를 찾은 시민들이 故 박 열사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 2017.1.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 30주기 추모제를 찾은 시민들이 故 박 열사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 2017.1.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최강의 한파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날 집회에는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 박종철 열사의 30주기 추모제, '박근혜는 내란사범'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정원스님의 영결식도 함께 진행됐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즉각퇴진, 조기탄핵, 공작정치주범 및 재벌 총수 구속 1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본집회를 앞두고 오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는 다양한 사전 행사들이 펼쳐졌다. 추운 날씨에도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헌법재판관에게 국민엽서보내기, 2000명의 시민나팔부대 출격, 차벽공략 미술 프로젝트 등 다양한 방식의 사전행사들에 참여하며 촛불집회를 준비했다.

광화문 광장을 찾은 주부 유모씨(46·여)는 "너무 춥다. 추우면 혹시라도 촛불이 흔들릴까봐 저라도 뒤에 버티고 서있어 막으려고 나왔다"며 "누군가는 촛불을 지키고 있다. 참석 못하는 사람들도 열심히 각자 일을 하면서 같은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전 행사 중에서도 정원스님의 영결식과 고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제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추운 날씨에도 수백명의 추모객들이 모여 정원스님의 마지막을 위로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추도사에서 "민중과 중생이 부처다. 촛불민심의 위대한 힘은 승리하고 있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며 "얼마나 간절하셨던 것입니까. 제 몸을 불살라 부처님께 바치는 소신공양까지 했다. 촛불은 당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도철스님은 "정원스님이 모셨던 부처님은 민중이었다. 억압과 고통받는 민중들이었다"며 "스님의 화두는 적폐를 청산하는 처절함이었다. 스님의 소신공양이 박근혜 정권의 아집과 거짓, 어리석음을 멈추게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통탄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비록 육체는 갔더라도 마음은 광화문 광장, 촛불을 보고 있으실 것이다. 박근혜 퇴진을 함께 외치고 있을 것이다"며 "정원스님 우리 끝까지 함께 합시다. 박근혜 정권이 퇴진하는 날까지 두 손 꼭 잡고 함께 가자. 스님이 못다하신 일은 남아있는 우리가 꼭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또 박종철 열사를 기리는 자리도 있었다.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는 "지난 세월 가끔 꿈속에서 스물세살 종철이를 만났다. 이제 저는 곧 살아오는 종철이를 만날 것이다"며 "시퍼렇게 되살아 돌아오는 민주주의를 마중할 것이다. 그리고 그 민주주의를 부둥켜 안고 얘기할 것이다. 고맙다고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외쳤다. 현장에서는 "졸철이의 뜻을 이어 민주주의를 지켜내자"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김하범 6월민주항쟁30년사업추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어제의 청년과 오늘의 청년이 함께 이 광장에 서서 구체제의 종식을 선언하고 있다. 전세계가 경탄하는 촛불집회가 위대한 것은 절망적 상황에서 국민들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이라고 밝혔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 30주기 추모제를 찾은 시민들이 박 열사의 추모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17.1.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 30주기 추모제를 찾은 시민들이 박 열사의 추모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17.1.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오후 4시30분부터는 시민 자유발언대가 진행됐다.

발언대에 올라선 중학생 홍성은양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경악했다. 내가 배운 대통령은 공익을 실현하는 사람, 행정부 수장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외국과 교류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본 대통령은 최순실에게 조정당해 위안부 합의를 돈으로 해결한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답변도 못하는 사람"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은 해직 언론인들도 발언대에 동참했다. 현덕수 전 YTN 기자는 "이명박근혜 정부는 우리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언론자유를 짓밟았다. 이명박근혜 정권에 공영방송을 갖다 바친 언론 부역자들을 국민의 힘으로, 촛불의 힘으로 단죄하고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12차 촛불집회는 오후 5시30분쯤부터 본집회에 들어갔다. 행진은 오후 7시부터 청와대·총리 관저·헌재 방면 등으로 예정돼 있다. 재벌 총수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롯데·SK빌딩 앞도 행진 구간에 포함했다.


yj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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