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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속터지는' 탄핵심판…헌재 재판관이 돋보이는 이유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2017-01-13 16:19 송고
© News1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심리 중에 있다. 헌재는 본격적인 본안 심리에 들어서기에 앞서 총 3번의 변론 준비 기일을 열었다. 대통령이 그 소추사유들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변론과정이 지난할 것임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변론의 지난함은 헌재의 예측 범위를 뛰어 넘었다. 핵심증인으로 분류되는 자들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고 더러 출석한 증인들도 진실을 말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만 반복되고 있다.

헌법재판관들은 탄핵심판이 시작된 이후 신속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표명했다. 하지만 탄핵심판 곳곳에는 빠른 결정을 방해하는 암초들이 존재한다. 암초들의 다른 이름은 '대선시점' '대통령의 형사재판' '사실심리의 미숙함' 등등이다.

본격적인 탄핵심판이 시작되고도 일의 진행이 지지부진하자 국회 측과 대통령 측 모두 '지연의도'를 의심받았다. 여야 모두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어 보였기 때문에 의심은 점점 확고해져 갔다.

야권은 유력 대선후보뿐만 아니라 중소 후보들까지 난립하는 상태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고, 여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역시 대선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다. 좀 더 솔직히 지적하자면 여든 야든 대선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탄핵심판엔 아예 관심 조차 없어 보인다고 하는 게 맞겠다. 

속도 있는 탄핵심판을 꺼리는 또 한사람이 있다. 바로 탄핵심판의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이다. 다음달 28일 특검활동이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 헌법재판소가 인용결정을 하지 않으면 박 대통령은 헌법상 대통령 형사 불소추 특권에 따라 범죄 피고인으로 재판에 회부되지 않는다. 형사재판 피고인이란 독배를 피하고 싶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탄핵심판이 일찍 결론에 도달하는 게 달가울리 없다. 

탄핵심판을 치르는 제각각의 속사정 때문에 헌재의 신속한 심리 의지는 번번이 좌절됐다. 국회 소추위원 측 대리인단의 증인신문은 답답했고, 대통령 대리인단의 반대신문 내용은 경악스럽고 절망스러웠다.

증인으로 나선 대통령의 행정관들은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옷값을 대납 받는 방식으로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무력화하는데만 집중했다. 그들은 묻는 것에는 답하지 않고, "대통령으로부터 옷값이 담긴 봉투를 대통령으로부터 받아 의상실에 전해줬다"는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낸 채 심판정을 빠져나갔다.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증인으로 불출석하거나 증인으로 출석해 보여준 모습은 그 자체로 대통령이 국민이 주권자라는 '사실'과 어떤 방식으로 싸움을 해나가는지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런 탄핵심판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와중에 번쩍하고 나타나는, 재판관들의 날카로운 질문의 순간은, 매 순간을 기록하는 데 지쳐가는 기자들에게 주어진 '호사'와도 같은 것이다. 정곡을 찌르고 때로는 어르고 때로는 달래면서 어떻게든 지금의 국가 혼란상황을 빠르게 정상화 시키려고 애쓰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그런데 문제는 탄핵심판은 단심제이고 대통령이라는 국가적 중요인물에 대한 파면여부를 결정하는 심판이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을 상당히 중요히 여긴다는 데서 발생한다. 특히 파면대상인 대통령 측이 심판정에서 무슨 말을 하든 충분한 소명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강박에 심리를 원활히 이끌어나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상 탄핵심판 심리의 키를 쥐고 있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사실심리 진행 경험 부족도 신속한 심리진행에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박 소장은 법조계에 평생을 몸담아 헌신했지만 재판을 관장하는 업무를 도맡아 한 경험은 많지않다.

국민의 이목이 쏠려있고 방대한 양의 증거를 바탕으로 한 사실심리를 주재했던 경험은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이 전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절차적 정당성과 사실심리의 경험부족은 탄핵심판의 신속한 심리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암초가 됐다.

국민들은 이 혼란의 시기가 어서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현 상황에 따른 무기력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의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은 국민의사를 현실정치에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수백만이 참여한 평화촛불집회를 통해 우리사회가 민주주의가 꽃 필수 있는 기초체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줬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위한 이해관계보다 국민의 뜻을 우선함으로써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화답해야 한다.[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juris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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