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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에 기름 부은 김관진…외교안보 공백 우려 확산

"中 반대에도 상관없다" 발언…필요 이상 中자극 지적
리더십 공백에 전략적 대응해야…"마이너스 외교 안돼"

(서울=뉴스1) 황라현 기자 | 2017-01-12 11:58 송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 부재 속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대뜸 미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공조를 과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미 중에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만난 김 실장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재확인하면서 10일(현지시간)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이미 잘 알려진 마당에, 굳이 "중국 반대에도 상관 없다"는 발언으로 한중 갈등을 필요 이상으로 키울 필요가 있었나 하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중국발 '사드 보복'은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시작으로 최근 중국의 한국산 화장품 무더기 수입 불허가 조치까지 다방면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 9일에도 중국은 자국 군용기 10여대를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에 침범토록 하는 공격적인 방식으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외교부는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가 흔들려선 안된다"며 중국을 설득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왔다.

사드 갈등이 양국간 전면 충돌로 확전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은 만큼 최소한 관리하려는 모습은 보여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 공개된 김 실장의 발언은 외교부의 이러한 노력에 역행할 뿐 아니라, 중국을 자극해 '사드 보복'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실제로 중국 측은 김 실장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이 '일의고행’(一意孤行·남의 충고를 듣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행동하다)한다면 중·한관계는 훼손되고 이는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또 같은날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안보협력정책 백서'를 통해 사드 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당국이 외부 현안에 대한 정책을 정리해 처음으로 발간한 이 백서는 사드를 역내 최대 불안요소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탄핵 사태로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단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이럴 때일 수록 정부 고위 관계자가 논란을 키울만한 발언을 경계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국정공백 상황에서 미국 정권교체기를 맞는 만큼 미국의 정책이 어떻게 조율될 것인지를 먼저 지켜보고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단 조언도 제기된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국내 상황이 이런만큼 다른 국가들의 카드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고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하는데 이와중에 미국이 좋아할 만한 소리를 하면 또다른 한 쪽을 잃게 된다"며 "한 쪽을 취함으로써 하나를 잃어버리는 마이너스 외교를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greena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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