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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상영" 충남최초 실버영화관 '천안낭만극장'

(대전ㆍ충남=뉴스1) 이숙종 기자 | 2017-01-04 17:23 송고
170석규모의추억의영화를 상영하는실버영화관 '천안낭만극장'© News1
170석규모의추억의영화를 상영하는실버영화관 '천안낭만극장'© News1

노인들을 위해 '추억을 상영하는 극장'이 있다. 천안 동남구 버들로길 실버영화관 '낭만극장'이 바로 그 곳. 충남 최초의 실버영화관인 이곳은 170석 규모로 일일 2~3회차의 고전영화를 상영한다. 전 연령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지만 입장료에 차이가 있다. 만 55세이상은 단돈 2000원만 내면 된다.

4일 오후 12시30분. 낭만극장에는 노년의 관객들이 하나 둘 씩 찾아들었다. 이날은 신상옥 감독의 1968년 작 '여자의 일생'이 상영 예정으로 중절모를 쓴 중년의 남성부터 지팡이에 의지해 계단을 천천히 내려오는 80대 할머니까지 이들은 영화시작 전부터 로비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낭만극장 박진용대표(50)는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여가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요즘,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산업이 노인들의 사회적 문제를 해소할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낭만극장 개장 이유를 설명했다. 또  "평생 열심히 일하신 어르신들에게 남은 여생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복지의 첫걸음이며 효도라 믿는다"고 말했다.

낭만극장이 개장한 것은 지난해 12월 10일. 불과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이 하나둘 씩 모여 드는 데는 박 대표의 철저한 사전 노력이 있었다. 유통업에 종사하던 그가 2015년 서울에 위치한 실버극장인 허리우드 극장의 일을 도왔던 것이 운영의 계기가 됐다. 그 곳에서 실버문화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직접 체득했다. 그는 실버극장의 운영 노하우 등을 익혀 천안으로 내려와 낭만극장을 열었다. 

추억의 영화를 고르는 일도  박대표의 몫이다. 꼼꼼하게 미리 영화내용을 살피고 평론가들의 리뷰와 반응 등을 종합해 스크린에 걸 영화를 선정한다.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늙기 마련이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노인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찾다보니 많이 없더라. 내가 한 번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본다면 극장 수입으로 당장의 수익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올 한해는 수익과 상관없이 '실버문화산업' 자체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달도 채 되지않은 극장이지만 낭만극장은 꾸준히 찾는 관객들 덕분에 관객 수가 조금씩 늘고 있다. 40명이상 단체 관객이 찾기도 한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극장 밖을 나온 한 노 신사는 "연애시절 봤던 영화를 이 나이에 다시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동적"이라며 "그 시절 추억이 영화 상영내내 떠올라 가슴이 뜨거워지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천안낭만극장박진용대표© News1
천안낭만극장박진용대표© News1



dltnrw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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