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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땅인데"…수차례 매각 무산에 골머리 앓는 서울시

서울의료원 부지, 분할매각도 실패…예정가 낮추나
외자유치 실패한 DMC 랜드마크는 리츠 통해 개발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2017-01-08 06:30 송고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모습.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모습.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시가 매각을 추진 중인 대규모 부지들이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와 마포구 상암동 DMC 랜드마크 빌딩 부지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3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1조원에 가까운 예정가격을 감안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DMC 랜드마크 빌딩 부지는 서울시가 133층 규모의 빌딩 건립을 추진했던 곳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금 조달에 실패하며 사업이 무산됐다. 최근에는 중국 자본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으나 응찰하지 않으며 매각이 무산됐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부지의 재매각에 나서는 한편 DMC 랜드마크 빌딩 부지는 계획을 바꿔 리츠 형태로 직접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각조건 바꿔도 유찰…서울의료원 부지, 예정가 낮추나
서울의료원 부지는 강남구 삼성동 171·171-1 일대 2만7744㎡와 건물 9개동이다. 최초 감정가는 9725억원으로 서울시는 2015년 8월과 9월 매각을 시도했으나 응찰자가 없었다.
'일괄매각'이 서울시의 방침이었으나 분할매각으로 조건을 완화했다. 서울시는 △삼성동 171(8893.7㎡)과 171-1 일부(4898㎡) △171-1 일부(1만7752㎡)와 건물 9개동으로 분할 매각에 나섰다. 매각 예정가격은 171·171-1 일부가 4034억원이고 171-1 일부·건물 9개동은 5340억원이다.

매각 조건도 변경했다. 기존에 지정용도에 포함돼있던 회의장을 제외하고 전시장을 지하에 설치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오피스텔도 일부 지을 수 있도록 했고 공공보행통로·도로 확폭구간 설정 부지를 기부채납 할경우 최대 용적률 400%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모두 사업성을 높여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3차 매각전에서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매각예정가를 낮추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료원 부지는 대로 이면에 위치해있는데다 부지 모양 자체가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5년 전 인접한 한국감정원 부지가 2328억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비싸다고 판단하는 회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서울시는 유찰 이후 유관부서와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전문가들은 부지 용도 상향이나 매각 시기 조정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유재산 매각을 위한 일반입찰을 2번 실시했음에도 낙찰되지 않은 경우 3번째 입찰부터 최초 매각예정가격에서 10%를 깎을 수 있다. 최초 예정가격이 972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00억원 가까이 인하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연초 업무보고 이후 구체적인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외자 유치 실패한 DMC 랜드마크는 리츠 통해 개발
DMC 랜드마크 부지는 서울시가 리츠 방식으로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대주주인 서울투자운용이 자산관리회사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서울투자운용이 리츠를 만들고, 서울시가 부지를 현물로 출자해 민간투자를 유치한 뒤 개발하는 것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서울연구원을 통해 DMC 랜드마크 부지 등의 투자유치 활성화 및 사업화 모델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DMC 랜드마크 부지는 마포구 상암동 DMC 내에 위치해있다. F1·F2 블록 2개 필지로 총 3만7262㎡다. 감정가는 4341억원이다. 지난 2008년 당시 사업비 3조7000억원을 들여 133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짓는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었지만 시행사인 서울라이트가 자금조달을 하지 못하면서 부지 매매계약이 해제됐다.

서울시는 2015년 7월 매각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100층 이상의 마천루를 지으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건축법상 초고층(50층) 또는 랜드마크적인 건축물'로 조건을 변경했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에도 매각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중국 푸리부동산그룹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시 측은 "DMC 랜드마크 부지의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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