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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정유년 신년사 키워드는 '위기·디지털'

유례없는 위기 '진단', 디지털 금융 '해법' 제시
여리박빙·해현경장·만유심조 '사자성어' 인용도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2017-01-02 10:21 송고 | 2017-01-02 11:15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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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상황이 '여리박빙'과 같다. '해현경장'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정유년 새해 국내 4대 금융그룹 회장이 제각기 내놓은 '진단'과 '해법'은 대동소이했다. 저금리·저성장과 탄핵 정국 등으로 정치·경제적 상황이 유례없는 '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 시대를 맞아 '금융의 디지털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 '만유심조·해현경장·연비어약' 위기극복 한목소리

올해도 어김없이 금융그룹 수장들의 신년사에는 '사자성어'가 풍년을 이뤘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금융경제 환경을 사자성어에 빗대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모든 것이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뜻을 가진 '만유심조(萬有心造)'를 화두로 꺼내 들었다. 그는 "경쟁은 심해지고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며 "만유심조의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손을 잡고 힘차게 나아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김정태 KEB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현 정국과 경제 환경을 '여리박빙(如履薄氷)'으로 풀이했다. 얇은 얼음을 밟듯 몹시 위태롭고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1300조원이 가계부채, 부동산 경기 정체, 기업 구조조정, 신 보호무역주의 부상 등을 국내외 리스크로 꼽았다.

김 회장은 '해현경장(解弦更張)'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우리에겐 이제 '판'을 바꾸기 위해 기업문화와 영업 방식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해현경장은 중국 한나라 동중서(董仲舒)가 무제에게 올린 '현량대책'에서 유래된 것으로 '거문고의 줄을 다시 매다'는 뜻이다.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거나 제도를 개혁한다는 뜻이다.

김용환 농협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시경(詩經) 대아(大雅) 한록(旱麓)편에 나온
'연비어약(鳶飛魚躍)'을 화두로 던졌다.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뛴다'는 뜻으로 자연의 이치대로 온갖 동물이 활기차게 생을 즐기듯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얘기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도약과 비상의 2017년을 만들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4차산업혁명 '핀테크시대', 키워드 '디지털·글로벌·시너지'

올해 국내 금융업계는 큰 풍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은행업계에선 민영화된 우리은행이 영업을 본격화하고, 금융투자업계의 경우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과 통합 KB증권 출범으로 경쟁 구도가 격랑을 맞는다. 4차 산업혁명의 금융 버전인 '핀테크 시대'가 본격화되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새로운 경쟁 환경과 맞닥뜨렸다.

금융지주 수장들은 이런 '빅뱅'을 염두에 두고 △디지털 △글로벌 △시너지 등을 올해 그룹 전략의 공통된 키워드로 제시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금융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데이터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인증 등 금융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 영역에는 인력을 늘이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디지털, 글로벌, 자산운용 등 그룹내 협업 확대가 필요한 영역을 검토하고 비금융과의 제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태 KEB하나금융 회장도 "빌 게이츠의 선언처럼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이라는 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타업종과 무한 경쟁을 벌이기 위해선 판을 바꾸는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농협금융의 미래 먹거리를 디지털, 은퇴금융, 글로벌에서 찾고자 한다"며 "그룹 전략방향하에서 계열사가 함께 뜻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하자"고 말했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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