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정유년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17.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후 처음 공개적으로 외부 활동에 나선 자리에서 "할 것은 다 했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의 행적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앞선 준비절차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의 시각별 행적 및 입증 자료를 제출하라고 '석명권'을 행사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먼저 직접 나서 '억울함'을 강변하고 나선 것이다.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이 앞으로 진행될 탄핵심판 변론에서 그대로 강조될 것이란 점에서 향후 재판에서 헌재가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어떻게 밝혀낼지, 유형별로 정리한 5가지 탄핵소추 사유 중 하나인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을 둘러싼 공방이 어떻게 진행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부터 50여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 기자단과 신년 인사회 겸 티타임을 갖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해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날 저는 정상적으로 이 참사,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보고받으면서 계속 그것을 체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날은 마침 일정이 없어서 제 업무 공간이 관저였다"며 세월호 당일 정상 출근하지 않았다는 그간의 의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어 "'최대한 지원할 것이 있으면 지원하라' 이런 식으로 제가 할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밀회를 했다' 이런 식으로 나가니까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헌재에서도 거기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제출해달라고 해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자세히 추가할 거 있으면 하고 만들고 있다"며 "그것을 제출하면 헌재에서 재판을 하게 될 텐데 이번 만큼은 그런 허위가 완전히 거두어졌으면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인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며 밀회설과 굿판설, 미용시술설 등 그간 회자된 세간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2014.4.17/뉴스1 |
박 대통령은 특히 미용시술 의혹에 대해 "전혀 안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낭 기억을 더듬어 보니까 머리 좀 만져주기 위해서 오고, 목에 필요한 약 들고 오고 그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30일 3회 준비절차기일이 끝난 뒤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57·사법연수원 15기)가 기자들 질문에 "대통령이 7시간을 잘 기억 못한다"고 답한 내용이 논란이 된 후 이틀만에 바로 나왔단 점에서 상황을 진화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변호사는 세월호 관련 자료 제출을 언제 할 것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늦어도 증인신문 전까지는 제출해야 될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사건에 대한 결재를 많이 했고 바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억을 잘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최대한 기억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 직후 박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기억을 잘 못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이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세월호 7시간 관련 일부 오해를 유발할 발언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통령께서 일부 기억을 잘 못하고 있는 부분은 소추사실 중 일부"라고 해명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의 행적 이외에 특검이 수사중인 관련 의혹들에 대해서도 모두 부인했다.
직무정지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박 대통령이 새해 첫날부터 직접 '반격'에 나서면서 당장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탄핵심판 변론에서 박 대통령 측이 어떤 주장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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