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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닭 가고 새닭 와라"…'송박영신' 집회 앞둔 광화문 '들썩'

'국민엽서 보내기, 깃발대잔치' 등 사전행사 다채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전민 기자, 한재준 기자 | 2016-12-31 17:07 송고 | 2016-12-31 17:08 최종수정
헌법재판관에게 국민엽서 보내기 행사 © News1

"헌법재판관님들이 재판을 잘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편지를 작성했어요."

31일 오후 2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이지혜씨(44·여)는 엽서를 한장 받아 주소와 이름,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노란색 엽서 한켠에는 '탄핵'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씨는 "꼭 탄핵을 결정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했다. 의미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딸 임현비양(11)은 "재판관님들이 결정 잘 내려줬으면 좋겠어요"라며 수줍게 말한 뒤 이씨 뒤로 숨었다.

'헌법재판소에 국민엽서 보내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줄을 이어 노란색 우체통에 엽서를 넣었다. 주최 측인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처음에는 빨간색 우체통으로 기획했지만 세월호 사건도 있고 늪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는 의미로 노란 우체통을 준비했다"며 "헌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옆에서는 바닥에 긴 흰색 종이가 깔렸다.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박근혜 내려와라', '진실규명' 등 문구과 그림을 자유롭게 그렸다. 한켠에 마련된 포토존에는 그림을 그린 시민들이 '인증샷'을 찍었다.

다섯 살 아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던 30대 주부 주모씨는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역사적인 순간에 너도 이곳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어 왔다"며 "하고 싶은 말도 써보고 해서 아이한테 교육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문구, 그림 등 자유롭게 그리는 시민들 © News1

행사를 주최한 광화문 미술행동 김준권 대표는 "시민들이 모두 다 자유발언은 못하기 때문에 여기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편하게 쓰도록 한 것"이라며 "이것을 (경찰) 차벽에 붙여 전시하는 동시에 '벽'이라는 폐쇄적 이미지를 허무려는 효과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광장 한켠에서는 '선거권 18세 하향 조정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주최자들이 "한국 정치를 젊게 만듭시다"라며 외치는 가운데 시민들은 서명을 끝낸 후 한켠에 세워진 팻말에 선거권 관련 찬·반 스티커를 붙였다.

찬성에 스티커를 붙인 중학생 김현지양(14·여)은 "18세 정도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고 지도자를 뽑을 자격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고 내려오는 것이 새해소망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시민들은 퍼포먼스를 벌이며 '희망'을 기원했다. 광장 한가운데 서 있는 촛불모양의 조형물에는 '희망촛불'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시민들은 메시지를 써서 희망촛불에 붙였다. 예술가들은 "헌닭은 가고 새닭이 와라"고 외치며 닭 인형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였다.

곧이어 진행된 '아무 깃발 대잔치'에는 그동안 독특하다고 평가 받았던 갖가지 깃발이 총동원됐다. 깃발에는 '한국곰국학회', '전국고양이노동조합', '화분안죽이기실천시민연합', '무도본방사수위원회' 등이 적혀 있었다.

한편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31일을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음) 10차 범국민행동'이라고 규정하고 오후 7시부터 본행사를 시작한다. 이어 8시부터 9시30분까지 가수 신대철 등이 참여하는 '송박영신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닭 인형 든 예술인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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