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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사라진 '문화융성·창조경제'…朴정부 정책 좌초 위기

유예된 국정 교과서…위안부 합의·사드 배치도 주목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2017-01-01 08:00 송고
© News1 이동원 기자
© News1 이동원 기자

집권 5년차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가 그간 중점적으로 추진한 정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여소야대로 귀결된 20대 총선 이후 정국 주도권을 야당에 넘겨준 데다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2016년 마지막 날까지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음)을 내세운 전국 촛불 집회가 열리는 등 여론도 여전히 차갑다.

상황이 이런 만큼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과 선 긋기에 나서고 있고, 야권에선 정권을 교체해 주요 정책 방향을 바꾸겠다는 엄포도 나온다.

여당인 새누리당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개혁보수신당(가칭) 또한 안보를 제외한 다른 정책적 면에서 새누리당과 결을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표 정책의 추진 동력이 사실상 상실된 셈이다.

우선 박 대통령이 '부끄러운 역사를 보여주는 게 어떤 부분이냐'는 질문에 "전체 책을 보면 그런 기운이 돈다"고 답하며 추진한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결국 1년 유예가 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28일 현장 검토본을 공개했으나 탄핵 정국 속에서 더욱 심화된 반대 여론에 부딪쳤다. 이에 교육부는 약 한 달 만에 2018년부터 국·검정 혼용 체제로 가겠다고 밝혔다. 국정 교과서 적용 시기가 1년 연기된 것이다.

교과서 선정을 둘러싼 현장 갈등과 혼란이 불가피한 데다 국정 교과서 즉각 폐기 여론도 있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소녀상 설치 문제와 다시 맞닥뜨린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도 올해 대선을 앞두고 위태위태한 모습이다.

외교부는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지난달 30일 사실상 소녀상 이전을 권유하면서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 나간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29일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야권 대선 주자들은 합의 1년을 맞아 폐기 혹은 재검토를 주장했다. 만약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면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가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결정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도 야권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드 배치를 중단하고 다음 정부에 결정권을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의 천하이(陳海) 아주국 부국장이 '외교적 결례' 부담에도 연말 방한해 한국 정·재계 인사들과 회동하는 등 중국 측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사드 보복을 차츰 해나가고 있는 중국이 올해 대선 전 물밑 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다만 개혁보수신당은 안보 분야에선 보수를 지향하는 만큼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해선 기존 정부 방침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신당 소속 대선 잠룡인 유승민 의원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기존에 하던 대로 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는 최씨 국정 농단 사태와 함께 사실상 수명을 다한 듯 보인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관련 예산이 삭감된 데 이어 황 권한대행 체제 이후 정부가 밝힌 정책에서도 해당 내용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받게 될 정부의 '2017년 신년 업무 보고'에서 창조경제 사업과 문화융성 정책이 사라진 예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신년 업무 보고에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성장 동력 확충'이라는 주제 아래 해당 부처 보고를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공고히 하여 창조경제의 성과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창조경제'라는 단어는 6번만 등장해 국정 기조를 무색케 했다.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돼 창조경제를 주도한 미래창조과학부가 다음 정권에서 명맥을 이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이기까지 한다.


g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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