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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6' 시민들이 말하는 올해의 기억, 새해의 희망

"국정농단·촛불집회 기억남아…취업·결혼 등"
"어지러운 나라 새해에는 안정됐으면"

(서울=뉴스1) 사건팀 | 2016-12-31 15:09 송고
정유년 새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붉은 태양  앞으로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찬란한 아침해를 가로지르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2017년 대한민국의 힘찬미래를 꿈꾼다. 2016.12.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쉼없이 달려왔던 올 한해가 어느덧 저물고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시민들은 차분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으로 신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 변화를 일으킨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됐고, 역대 최대인 규모 5.8의 경주 강진이 발생하는 등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무엇보다 10월에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심판대에 세우며 사상 최대의 촛불시민들을 광장으로 이끌었다.
당연히 많은 시민들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국정농단 사태'를 꼽았다. 아울러 2017년 새해 소망으로는 '나라의 안정'을 말했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뉴스1이 거리에서 시민 30명을 직접 만나봤다.

◇"국회의 탄핵의결에서 희망의 빛 느껴"

"어지러운 나라지만 시민들이 많이 모여서 목소리를 낸 것이죠."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청계천광장에서 만난 회사원 황모씨(52)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촛불집회'를 꼽았다. 아내와 함께 청계천을 걷던 그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하루 빨리 나라가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소망을 밝혔다.

지난 3일 열린 6차 촛불집회 현장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는 시민도 있었다. 당시 집회는 역대 최대인 전국 232만명이 참여해 시민혁명의 역사를 새로썼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진모씨(21)는 "그 전에도 집회에 나왔었는데 이날은 좀 달랐다. 사람들이 화가 좀 난 것 같았다"며 "탄핵안이 가결 안됐으면 그 분노가 어디로 터져나갈지 걱정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많은 시민들은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촛불을 들기 위해 낮부터 광장을 찾았다. 집회에 참여하려고 아내와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대전에서 올라온 회사원 모모씨(50)는 올해를 '암울한 한 해'라고 표현했다. 그는 "국가제도가 많이 무너지고 경제도 안 좋아 어떻게 보면 암울한 한해였다"며 "그래도 탄핵이 가결된 것이 희망적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취업' '결혼' '여행' 등 올 한해 개인적으로 의미있었던 순간을 꼽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노모씨(33)는 "여자친구 집에 결혼승낙 받으러 간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년 여름에 결혼할 예정"이라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노씨 옆에는 여자친구가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생 김보현씨(25·여)는 올해 처음으로 취업에 도전했다. 그는 "처음 취업시험을 보러간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새해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취업도 하고 싶지만 그 전에 나에 대해 알고 싶고 준비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정모씨(45·여)는 올해 모처럼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다. 정씨는 "모스크바와 독일로 남편과 아들이랑 여행을 다녀온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가족끼리 여행을 못갔었는데 모처럼 다녀와서 너무 좋았다"고 웃었다.

◇"새해 소망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

많은 시민들은 새해 소망으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꼽았다. 내년에는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염원도 상당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성희씨(27·여)는 "새해 소망은 내년 한해도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정모씨(45·여) 역시 "일에 너무 얽매여서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없었는데 새해에는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힘들었던 직장생활이 나아지길 바라는 소망도 있었다. 회사원 원모씨(29·여)는 "유독 팍팍했던 직장생활이 기억에 남는다. 직장 상사와 잘 지내는 것도 힘들었다"며 "솔직히 직장 상사가 바뀌었으면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모모씨(50)는 "지금 중소기업이 너무 힘들다. 국가 지원과 연구개발이 부족하다"며 "중소기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 취업문도 넓어지고 경제도 살아날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많은 시민들은 연말까지 이어지는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가 하루 빨리 수습되고 국정이 안정되길 간절히 바랐다.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김선모씨(66)는 "나라가 어지러우니 탄핵이 빨리 결정되거나 조기퇴진을 하거나 해결이 됐으면 한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마무리가 안되면 더 힘들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충현씨(21)도 "새해에는 정치적으로 안정됐으면 좋겠다. 정치권에서도 본인들 대통령 되는 것보다 정국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경제 상황 역시 내년에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한 중학생은 새해 소망으로 '정직'을 강조했다. 중학교 1학년 권모양(14·여)은 "스스로도 더 솔직하게 살았으면 좋겠고 정치인들과 대통령도 솔직해졌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6.12.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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