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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유통街는]'고급화''차별화' 기세 잇는 홈쇼핑업계

프리미엄 패션으로 수익 창출…해외 진출도 이어져
내년 단독 브랜드 전부문 확대…CJ·GS 재승인 총력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7-01-02 07:4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모바일 쇼핑족의 증가도 올 한해 홈쇼핑업계의 성장을 막지 못했다. 

갈수록 모바일로 쇼핑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홈쇼핑의 역신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한해였다. 하지만 단독 브랜드 론칭 등 수익성을 위주로 개편한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해는 대부분의 업체가 TV와 모바일 등 모든 부문에서 고른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업계는 이 기세를 몰아 내년에도 다양한 단독 브랜드를 다수 론칭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수익·차별화 잡은 '패션 고급화' 전략

지난해는 전년에 이은 '패션 고급화' 움직임이 주요 4개사에서 공통적으로 두드러졌다. 홈쇼핑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패션 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객단가와 마진이 높아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크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단독 라이선스 계약 또는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프리미엄 단독 브랜드를 선보이며 타 채널과의 차별화까지 손에 넣었다. 
대표적인 곳은 현대홈쇼핑이다. 패션부문을 강화하면서 취급액 기준 2위로 올라선 이 업체는 올해 빠른 속도로 1위인 GS홈쇼핑과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 

지난해 '쿠니' 'J BY' '마르엘라 로사티' '지가' '모덴옴므' 등의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론칭했다. 특히 정구호 디자이너와 손잡고 선보인 'J BY'는 2개월 동안 누적 매출액이 350억원을 기록했다. 의류 상품이 고급화하면서 객단가는 전년에 비해 17%가량 높아졌다.

CJ오쇼핑은 전체 패션 부문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 비중을 8%에서 22%로 확대했다. 지난해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선보인 'VW베라왕'은 올해 600억원 이상의 누적주문액을 기록하고 26만건이 넘는 주문량을 기록하며 올해의 히트상품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도 단독 브랜드인 '장 미쉘 바스키아'는 10월 론칭 방송에서 목표치의 2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해 주문액은 100억원 이상이다. 단독 라이선스 계약 브랜드인 '앤드류마크'와 '다니엘크레뮤'도 각각 100억원, 150억원 이상의 주문액을 기록했다. 

GS홈쇼핑은 올해 이태리 프리미엄 브랜드 '퍼세이세이', 북유럽 브랜드 '마리아꾸르끼' 등을 론칭했다. 지난 10월 방송된 마리아꾸르끼의 시그니처백은 40여분 만에 12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의 'LBL'도 9월 론칭 이후 3개월 만에 6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 선보인 '조르쥬 레쉬'는 620억원 이상의 매출로 히트상품 1위를 차지했다. 

현대홈쇼핑의 '모덴' '모덴옴므'와 롯데홈쇼핑의 '조르쥬 레쉬(오른쪽)© News1
현대홈쇼핑의 '모덴' '모덴옴므'와 롯데홈쇼핑의 '조르쥬 레쉬(오른쪽)© News1

◇국내선 20대 공략…해외선 영토 확장


국내에서는 고객층을 20대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였다. 홈쇼핑의 주요 고객층은 30~50대 주부들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을 탄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기존의 틀을 벗어 던졌다. 전문 쇼호스트 대신 인기 유튜버나 BJ 등이 출연하고, 비교적 짧은 동영상 형태의 방송도 선보였다. 

CJ오쇼핑은 CJ몰을 통해 '1분 홈쇼핑'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된 제품 수는 150여종으로 1분 홈쇼핑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500만명 이상이 구독하고 있다. GS홈쇼핑은 더욱 짧은 30초짜리 '숏방'을 시도했다. 마치 TV광고 같은 숏방은 쇼핑호스트 등 출연자들이 상품을 직접 시연하는 모습을 담았다.

현대홈쇼핑은 인기 BJ들이 뷰티 상품 판매에 나섰다. T커머스 채널인 플러스샵에서는 식품 상품을 BJ들이 직접 먹는 '먹방(먹는 방송)'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먹방을 진행한 'BBQ 뼈없는 닭발'과 '목우촌 석쇠불고기'는 구매 고객의 70%가 20~30대로 35%가 신규 고객으로 나타났다. 

국내 밖에서는 각국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현대홈쇼핑이 올초 베트남에 진출한 데 이어 4월에는 CJ오쇼핑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8월에는 GS홈쇼핑이 러시아 국영통신사 로스텔레콤과 합작사를 설립해 방송 송출을 시작했다. 

홈쇼핑 해외법인은 현재 이렇다 할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각 업체들은 외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꾸준히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법인이 자리를 잡고 수익을 내기까지는 대략 3~5년이 걸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현지 상품 소싱과 마케팅 등의 비용을 고려하면 단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설립된 지 3~4년이 채 되지 않은 법인들은 수익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2017년 화두는 '재승인' '차별화'

올해 홈쇼핑업계의 화두는 재승인이 될 전망이다. 우선 CJ오쇼핑과 GS홈쇼핑이 재승인을 앞두고 있다. 1~2월 현장실사 등을 거쳐 3월 재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업계는 재승인 심사가 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초 롯데홈쇼핑이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임직원의 비리 사항을 축소 기재했다는 이유로 미래부로부터 '6개월 프라임타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영향이다. 

현재 롯데홈쇼핑은 협력사와 함께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행정소송이 받아들여져 프라임타임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내년 말~2018년 초로 예상되는 본안소송 1심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단독 상품에 대한 개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다. 쇼핑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데다 T커머스까지 경쟁에 가세한 탓이다. 패션·식품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단독 상품을 개발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내년에도 모덴·J BY와 같은 단독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할 예정"이라며 "주방·생활 브랜드에서도 단독 브랜드를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내년에는 상품과 채널의 차별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단독 상품뿐 아니라 타채널과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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