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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사]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2016-12-29 13:27 송고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 News1
"내놔라, 내 나라!" 금남로, 촛불 든 아이의 외침이 아직 귓가에 생생합니다.

망가진 대한민국, 비정상의 사회를 온몸으로 거부하는 아이를 보며 저도 그 아이 곁에서 촛불을 들었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더 이상 이런 세상 물려주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존엄한 시민을 향한 열망을 촛불로 밝혔습니다. 그리고 천만 촛불로 국회 탄핵안 의결을 이끌어냈습니다. 직접민주주의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자존감이 더 이상 추락하지 못하도록 떠받쳤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끄러움, 어른들의 부끄러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낡은 것은 물러가고 있으나 새 것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촛불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 그 완성은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촛불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탄핵이 문제가 아니라 탄핵 이후가 문제다. 그때 더 잘 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를 바꿀 수 있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낡은 것들이 물러간 자리를 새 것으로 채우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을 더 나은 세상으로 안내할 새로운 제도, 새로운 법률, 새로운 질서, 새로운 문화를 우리 손으로 반드시 만듭시다.   
1980년 5월 민중항쟁으로 광주시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역사 앞에 당당하고, 미래세대에 떳떳한 일, 지금 여기서부터 우리가 시작하십시다.  

존경하는 광산구민과 공무활동가 여러분,  '공감과 신뢰에 기초한 공공성의 확장'이라는 말로 광산구는 2016년 새해를 열었습니다.

다양한 생활현장에서 주민과 공무활동가, 주민과 주민, 공무활동가와 공무활동가 사이에 공감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았습니다. 지역사회 전체에 공공성의 햇살이 고루 닿도록 노력했습니다.

특히, '청소년은 시민이다'는 구호아래 마을교육공동체를 뒷받침하고, 야호센터와 이야기꽃도서관의 문을 열고, 공간혁신을 도와 학교에 문화예술플랫폼이 들어서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학교 울타리를 넘나들며 사회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우리 미래세대들이 더 넓게 열린 공간에서 지역사회 주인으로 하나둘 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기분 좋은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광산자치공동체의 밝은 내일,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마을마다 더 깊어진 자치와 복지역량 덕분입니다.    

광산구민과 공무활동가 여러분이 닦아놓은 자치 터전에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마을에 바탕을 둔 복지 보금자리를 무대삼아 더 큰 희망의 나래를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대한민국은 크게 휘청거렸습니다. 하지만, 광산자치공동체는 흔들림 없이 제 갈길을 갔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일을 해낸 광산구민과 공무활동가 여러분, 정말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아직 우리가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만 믿겠습니다. 저도 용기 내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내놔라, 내나라!" 외쳤던 금남로 촛불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게 응답하겠습니다.

"함께 가꾸자, 우리나라, 우리 광주, 우리 광산!"

낡은 것은 과감히 떠나보냅시다. 새해는 새로운 것들로 듬뿍 채웁시다. 모두에게 비우고, 또 채우는 세밑과 신년이길 소망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ragu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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