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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대 사건사고 上]1000만 촛불·지진 공포·김영란법

'잠수함 충돌설' 불거진 세월호, 구의역 사망사고 추모물결

(서울=뉴스1) 사건팀 | 2016-12-29 06:00 송고 | 2016-12-29 09:11 최종수정
편집자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해 거리로 나온 '촛불민심'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간 한국판 명예혁명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9월 경주를 강타한 규모 5.1의 지진은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일깨워주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해야 했던 지난 5월의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은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뉴스1은 이처럼 다사다난 했던 올 한해를 마감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10대 사건사고를 짚어봤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탄핵 촉구 9차 주말 촛불집회를 찾은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6.12.24/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탄핵 촉구 9차 주말 촛불집회를 찾은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6.12.24/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본노한 시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오는 31일 10차 집회를 앞둔 촛불 시민들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처리를 이끌며 한국판 명예혁명을 이뤄냈다.  

올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는 잊히는 듯했던 세월호의 진실도 다시 수면 위로 건져올렸다. '대통령의 7시간' 등이 재조명 받으며 침몰 원인 진상을 규명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올해 9월엔 공무원·공공기관 근로자 등 공직사회를 비롯해 교원·언론인 등 400만명에 달하는 국민들이 부정청탁 금지법 대상자가 됐다. 김영란법 시행은 우리 사회 음성적인 접대 문화를 바꿀 획기적인 사건이다.
 
같은달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한반도를 뒤흔들었고, 꽃피는 5월 구의역 승강장에서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한 19세 김모군은 청년 비정규직, 위험의 외주화 등 한국사회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죽음으로 고발했다.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 모인 시민들이 밝힌 촛불 너머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2016.1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 모인 시민들이 밝힌 촛불 너머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2016.1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헌정 사상 최대 규모 '명예혁명'…1000만 촛불집회
우리 역사상 가장 크고 평화로운 촛불이 2016년을 달궜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시민들의 분노, 제 손으로 뽑은 통수권자에게 내려오라 요구하는 목소리는 크고 엄중했지만 '질서있는 저항'으로 시민혁명의 역사를 새로 썼다.

10월29일 2만명(서울) 규모로 시작한 촛불은 11월5일 30만명(이하 전국), 12일 106만명으로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박 대통령이 3차 담화를 발표한 뒤 타오른 6차 촛불은 마침내 232만명으로 헌정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맥만이 모였지만 단 한명의 연행자도 없을 만큼 시위는 평화로웠다.
 
한국 민주주의 새 역사가 된 촛불은 현재 진행형이다. 새해에도 타올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개헌 등 정치권의 권력구조개편 논의 등 국면마다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10차 촛불' 집회가 열린다. 지난 24일까지 모인 시민들은 907만명으로 31일 '1000만 촛불'을 가볍게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9월12일 오후 7시44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점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지진 진앙지와 불과 2km정도 떨어진 경주시 내남면 이 모(71)씨의 슬라브 담장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이 무너져 있다.2016.9.1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지난9월12일 오후 7시44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점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지진 진앙지와 불과 2km정도 떨어진 경주시 내남면 이 모(71)씨의 슬라브 담장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이 무너져 있다.2016.9.1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한반도 지진 공포 엄습…경주 강진 아직 영향권

지난 9월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은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되던 한반도를 뒤흔들었다. 1978년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가장 큰 지진을 겪은 시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경주 강진의 여파는 아직까지 남았다. 27일 기준 9.12 지진의 여진은 총 556회 발생했다. 기상청과 전문가들은 여진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본진이 강력한 만큼 언제 여진이 마무리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대다수다.
덜컥 발생하는 규모 3.0 이상의 '강한 여진'도 우려되긴 마찬가지다. 주변 단층을 자극해 또 다른 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경주 강진은 자연재해는 안전지대가 없다는 경고를 우리에게 확실히 남겼다. 예측할 수 없는 지진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노력은 그만큼 절실하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재해연구실장은 "지자체에서 지진 대비태세를 확실히 갖춰야 하고 경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지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운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장이 지난9월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4.16 광장에서 진행된 세월호 특조위 강연회에서 특조위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발언하고 있다. 2016.9.18/뉴스1 © News1 허예슬 인턴기자
박종운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장이 지난9월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4.16 광장에서 진행된 세월호 특조위 강연회에서 특조위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발언하고 있다. 2016.9.18/뉴스1 © News1 허예슬 인턴기자

◇세월호 침몰 재조명…잠수함 충돌 주장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는 침몰했다. 세월호참사 진실을 밝히자는 염원을 담아 출범했던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도 활동 기간 논란 속에 올해 10월 공식 해산됐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특조위가 해산되면서 진실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논단 사태로 세월호 7시간 의혹이 재조명받으면서 여론의 관심은 다시 세월호를 비췄다.

이에 지난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인터넷 수사대 '자로'는 외력에 의한 세월호 침몰을 주장하는 다큐멘터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을 담은 세월호 선체는 아직도 차가운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아 있다. 앞서 7월까지 인양을 마치겠다던 해양수산부는 올해 인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란법 시행, 우리사회 얼마나 바뀌었나

지난 9월28일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사회 곳곳에 대 변동을 예고했다.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금지하는 강력한 규정으로 청탁 문화를 뿌리 뽑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법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교차했다.

시행 후 3개월가량이 흐른 현재 변화는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지인을 통해 경찰에게 4만5000원 상당의 떡 상자를 보낸 50대 여성이 과태료 처분을 받아 청탁금지법 1호 처벌자가 됐다. 사회 전반적으로 주지도, 받지도 말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법에 대한 우려는 있다. 매출에 직격타를 맞은 소상공인들은 "생계 문제에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외부강의 등으로 눈치를 보는 대학가 역시 법이 달갑지만은 않다. 양호승 화우 부패방지 TF 대표변호사는 "김영란법이 요구하는 사회와 일반 국민들의 시각을 얼마나 잘 조율해서 가는지가 이 법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8월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 앞에 지난 5월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컵라면과 국화 꽃이 놓여 있다. 2016.8.26/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지난8월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 앞에 지난 5월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컵라면과 국화 꽃이 놓여 있다. 2016.8.26/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비정규직 청년 현실 고발하다

지난 5월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모군(19)이 전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결과 사고 당시 '2인 1조' 근무 원칙 등 대부분의 관련 안전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고,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사 과정에서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김군의 가방에서 먹지 못한 컵라면이 발견 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시민들은 사고지점인 강변 방면 승강장 9-4 앞과 구의역 내부 추모공간을 찾아 포스트잇과 음식, 꽃 등으로 김군을 기렸다. 지난 6월 서울시는 안전 분야 외주화 전면 중단 등 후속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업무 등 분야를 직영으로 전환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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