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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칼럼]충북도정의 실정도 최순실 책임인가

(충북ㆍ세종=뉴스1) 이광형 기자 | 2016-12-28 14:14 송고
이광형 충북세종 본부장

혹세무민의 ‘강남 아줌마 최순실’ 국정농단에도 시간은 흘러 정유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희망차게 출발해야 할 새해는 불안과 불확실성 속에 맞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따라 국가 리더십은 실종되고 외부환경은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내우외환(內憂外患) 속에 160만 도민을 이끄는 충북도정(道政)도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2017년을 기다리고 있다. 올 한해 충북도정은 어떠했는가.
충북도는 최근 올해 도정을 평가하는 ‘2016 충북도정 10대 핵심성과’를 발표했다. 주요 경제지표 최우수, 전국 지자체 경쟁력 1위, 연평균 수출 증가율 2위 등 도정의 우수역량을 과시했다.

특히 SK하이닉스 등 1921개 기업에서 32조 6031억원 유치를 비롯해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 착수, 충청내륙고속화도로 본격 추진,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무예올림픽 창건), KTX 오송역 이용객 500만 돌파 등을 자평했다.

1997년 개항 이후 20여 년간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청주공항이 올 해 처음으로 5억 원의 흑자를 낸 것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과연 충북도가 자평한 이 같은 ‘고품격 도정‘에 대해 도민은 얼마나 동의할 수 있을까.
필자의 눈에는 치적보다는 실정이 크게 보이고 화가 날 따름이다. 충북도는 올해 도정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청주공항항공정비산업(MRO)단지와 이란의 2조원대 오송 투자유치에 실패했다.

그동안 이들 사업에 대해 ‘100년 먹거리’, ‘유치에 문제없다’던 충북도의 자만은 온데 간 데 없다.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며 교묘한 말바꾸기를 반복하다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예측하고 ‘방을 빼겠다’며 사표를 제출한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만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진정한 사과 없이 사업포기를 밝혔다.

더욱 분노케하는 건 이란의 투자유치 무산에 대해 “최근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정세 불안 장기화도 이란 측의 투자실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책임을 내 탓이 아닌 ‘최순실’에게 돌린 점이다.

이들 사업은 이미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게다가 사업의 성공을 믿고 지역 대학들이 학과를 신설해 학생들까지 뽑았는데 상대적 허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두 ‘닭 쫓던 개' 꼴이 된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시종 지사를 비롯한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책임은 고사하고 공식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신분과 정년이 보장된 ‘정부미(공무원)’라 할지라도 지나치게 뻔뻔한 민낯이다. 이래놓고 한쪽에선 도정 성과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는가.

그렇다면 도가 당당히 내세운 성과는 온전한가. 도는 올해 32조원 이상을 투자 유치했다는 데 이중 절반 가량인 16조원이 SK하이닉스이다.

이는 충북도의 노력보다는 국제 반도체 시장의 변화와 정권이 SK그룹 총수에게 면죄부를 주며 이뤄낸 정치적 산물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LG화학 투자 또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혁신 정책에 따라 재벌그룹을 각 시도별로 지정해 사실상 투자를 강제한 결과물과 다름없다.

이들 기업을 빼고 난 투자유치는 도내 시군이 유치한 기업의 MOU체결 밥상에 숟가락을 올려놓은 역할에 불과했다.

이시종 지사가 올해 도정을 올인했던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의 성공개최도 객관성이 결여된 ‘외눈박이’ 평가로 밖에 볼 수 없다. 참가 선수의 질, 대회운영 등을 종합할 때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이름 없는 빈곤국가 무예생들의 ‘해외나들이’에 국민혈세 80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물론 첫 단추를 꿰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면 모르나 종목 특성과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무예올림픽’을 운운하는 건 무지의 소산이라는 게 체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금 충북도민은 먹고사는 문제가 절박하다. 그래서 실패로 돌아간 MRO나 이란투자 유치와 같은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대했었다.

새해에는 충북도정이 전시성에서 벗어나 도민이 먹고사는 데 유익한 ‘위민(爲民)’을 위한 ‘실용도정’에 역량을 집중하길 희망한다.

이시종 지사의 신년 사자성어 '비천도해(飛天渡海 미래로, 세계로, 더 높이, 더 멀리, 전진해 나가자)'가 현실화되길 갈망하면서도 지나치게 거창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12k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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