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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산 정기 받아 오셨네"…'거목 반기문' 합창 취소

반딧불이 김성회 "민감한 시기에 부적절 판단 "…박원순도 비판 가세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2016-12-26 17:55 송고 | 2016-12-26 18:20 최종수정
충주 향토음악가 김창열씨가 작곡 작사한 '거목 반기문'  악보. © News1
충주 향토음악가 김창열씨가 작곡 작사한 '거목 반기문'  악보. © News1

우상화 논란을 불러온 ‘거목 반기문'이라는 노래가 반기문 팬클럽인 반딧불이 행사에서 불려지지 않은 전망이다.

김성회 반딧불이 대표는 26일 성명을 내 “25일 반딧불이 충주지회 창립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기문 총장을 칭송하는 노래인 ‘거목 반기문’을 합창하는 것이 논란이 돼 취소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노래는 지역에 사는 향토 작곡가가 4~5년전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재선에 헌사하고자 만든 노래”라며 “대선 등 정치적인 것과 무관하지만 현재의 민감한 정국에서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노래는 오는 27일 개최하는 반딧불이 팬클럽 창립대회를 안내하는 책자에 실리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백마가 주인 없어 승천을 했던 삼신산의 정기를 받아, 하늘이 내린 모체로부터 충청도에 출생 하셨네. 오대양과 육대주를 아우르신 대한의 아들 군자대로행 품은 뜻으로 일백하고 아흔 두 나라에 평화의 불꽃 지피우시는 단군의 자손 반기문’ (거목 반기문 노랫말 1절).
이 소식이 알려지자 개인숭배 논란이 일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페이스북에 “크고 거대한 '거목'은 산을 지키고, 지금은 국민 곁에서 '아랫목'을 따뜻하게 해 줄 땔감 같은 사람이 필요할 때”라고 적었다.

박 시장은 이어 “과거의 '우상'과 '동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를 함께 행동해줄 실천가가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런 비판에 대해 반딧불이 김 대표는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거목 반기문’을 장작으로 만들고 아궁에 넣고 불태워 국민들의 아랫목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며 “박 시장도 비판만 하지 말고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맞받았다.

행사를 주최하는 반딧불이 충주지회 측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반딧불이 충주지회 관계자는 “작곡가가 인쇄소에 악보를 놓고 가서 창립대회 책자에 착오로 실리게 됐다”며 “회원들이 이 노래를 부를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노래를 작곡한 김창열씨(61)도 “순수한 마음으로 창립대회에 소개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반 총장의 개인 숭배 논란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2007년에도 반 총장의 어린 시절 등을 그린 동요가 만들어져 전국 학교에 보급되기도 했다.

“충북 음성 행치마을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었네. 소년시절 영어 잘하는 신동이며 외교관을 꿈꾸었던…(중략)”(반기문 총장의 노래)

반 총장의 고향인 음성군은 수백억원을 들여 생가 명소화 사업, 반기문 길 조성, 반기문마라톤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어 개인 숭배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반딧불이 충주지회는 27일 오후 3시 충주누리센터에서 2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한다. 충주는 반 총장이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곳이다.


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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