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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도 국내증시 상승…지난해와 다른 이유는?

①학습한 금리인상 ②정치 불확실성 해소 ③수출 기대감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2016-12-21 06:20 송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지수가 표시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16.12.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지수가 표시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2016.12.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2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0%에서 0.75%로 올렸다. 이듬해 세 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의 인상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가 높아지고 신흥국 주식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과 중국, 코스피 흐름이 모두 지지부진했던 것과 달리 올해 우리나라 증시는 2030선 위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성장 속 '울며 겨자 먹기' 인상 vs 올해는 상승세  

지난해 FOMC의 결정은 9년 만의 금리 정체를 깬 인상인 만큼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컸다. 올해 시장은 사실상 금리 인상을 확실시하는 상황이었다.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 동안 주요국 경기가 침체한 상황이기도 했다. 연준은 상황 악화 우려에도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위해 인상을 단행했다.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4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운 데다 구조조정 이슈까지 불거진 상황이었다. 반면 이번 인상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경기 상승세 속에서 이뤄졌다. 시장 예상을 깨고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재정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미국 증시는 상승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심리도 판이하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 외국인은 하루 평균 25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당시 지분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같은 기간 외국인은 3거래일을 제외하고 꾸준한 순매수세를 보였다. 

◇'학습효과'에 3회 추가 인상 예고에도 침착

금리 인상 자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시장에는 부담 요소이지만 이미 순차적인 인상 계획이 사실로 받아들여진 만큼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지 않은 점도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내년 중 세 차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파른 인상 폭이지만 지난해에도 4회 추가 인상을 예고한 뒤 1년 만에야 한 차례 올린 만큼 시장에서 이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언급한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태)와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이 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연준이 다음 인상까지 시간을 두고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1일 "현시점에서 실제로 세 차례 인상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며 "중장기적 기대 인플레이션이 부진하고, 시장 금리를 올리면 주택 경기와 가계 소비가 둔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경제의 상대 성장 속도나 유로존, 일본의 양적 완화 기조 등을 볼 때 트럼프 정부에서 적극적 재정정책을 도입하더라도 금리 인상 횟수가 상향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연말·연초' 대·내외 호재에 수출도 양호

연말·연초에 예정된 상승 모멘텀도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고, 570선까지 추락하던 코스닥이 낙폭을 회복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낙폭과대 종목을 노릴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수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현재의 강달러 추세도 국내 수출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된 11월 국내 수출액은 시장 예상치를 1% 이상 웃도는 2.7%만큼 늘었다. 반도체, LCD패널 등IT 부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수출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IT주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CES의 첫 번째 키워드는 자율주행과 전기차"라며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 관련 업체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pad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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