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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초읽기에도 의총선 집안싸움…친박, 유승민 불가론 반복

친박 "유승민 비대위원장, 당 화합 이끌 사람 아냐"
비박-중도성향 "비주류 뜻대로"…분당 시사 의원도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김정률 기자 | 2016-12-20 13:57 송고
최경환, 주호영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12.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핵심 현안인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문제를 논의했지만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최근 비주류에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넘긴 데 대해 비주류가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제시했지만 친박계의 거부로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의총이 열리면서 사태 해결의 분수령으로 여겨졌지만 친박-비박 양측은 견해차만 확인했을 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양측의 대립이 날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거듭하면서 분당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30분 가량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장 문제를 논의했다. 주된 안건은 비주류가 제시한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받을지 여부였다.  

비주류와 중도성향 의원들은 의총에서 유 비대위원장 카드를 받아야 한다며 일치된 견해를 보인 반면, 친박계는 반대 의사를 거듭 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당을 통합하고 화합을 해서 혁신을 해야지 여기서 지지고 볶고 싸워서 답이 나오나"라며 "유승민 의원이 아니라도 당 화합을 시킬 사람이 아니면 어려운 국면"이라고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이어 최 의원은 "비주류에서 당 화합을 바탕으로 혁신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하면 의원이나 당원이 왜 거부하겠나"라며 "그런 관점에서 의원들이 그분(유 의원)은 당 화합으로 이끌 사람이 아니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도 "의총에서 찬반이 분분하다. 중도와 주류에서 비대위원장을 하려면 대선 후보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또 (주류) 일부는 당내 분열을 선두에서 야기한 분이 비대위원장을 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의총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의총에서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광장에서 탄핵 반대를 외친 태극기들은 거센 파도가 되어 우리 새누리당을 덮칠 것"이라며 "촛불은 무섭고 태극기는 무섭지 않나. 유 의원은 신뢰, 능력, 염치 등 3불가론(不可論)으로 비대위원장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주류 권성동 의원은 "정우택 원내대표가 취임일성으로 비대위원장은 비주류가 적절하다고 했고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사표시를 했고 거기에 비주류 전체가 동의했다"며 "정 원내대표가 발언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중도성향 의원들까지 찬성한 유 비대위원장 카드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라는 것은 잘못하면 정권이 여당에서 야당, 야당에서 여당으로 가듯 당내에서도 주류와 비주류가 번달아 가는 게 맞다"며 "주류가 당 지도부를 맡아 운영을 제대로 못했고 거기에 대해 국민적 비판과 질책이 쏟아진다면 이제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비주류에게 넘기는 것이 옳은 방편"이라고 강조했다.

황영철 의원도 "오늘 제일 중요한 것은 중립성향 의원들이 조건없이 유 의원 비대위원장 추천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이 의견을 내놓은 것은 굉장히 큰 변화이고 보수진영 분열을 막기 위한 고심에 찬 결단"이라고 지적했다.

비주류 김현아 의원은 "어떤 (친박계)의원이 이렇게 된 마당에 비례대표들도 나가고 싶은 사람들은 나가게 해주자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가장 머리에 남았다"며 "오늘 친박계가 상당히 강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유의동 의원은 정우택 원내대표가 유승민 의원의 정견발표가 필요하다고 한 데 대해 "그건 넌센스"라며 "원내대표가 출마당시 비주류가 추천하면 그 사람 한다고 해놓고 비주류가 추천하니까 왜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라고 하면 어떻하나"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주영 의원 등 중도성향 의원 10여명은 의총 직전 별도 모임을 갖고 유 비대위원장 카드를 받기로 뜻을 모았고 이런 견해를 의총에서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유 의원 카드가 친박계 반발로 무산되면 김무성 전 대표를 삼고초려 해서라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친박계와 비주류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는 당분간 합의에 도달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비대위원장 문제는 분당의 마지막 고비로 해석되고 있어 양측이 막판까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 끝내 분당 수순으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2~3일 안에 비대위원장 문제를 결론내겠다고 공언했고 친박 내부에서도 분당만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친박계가 입장을 뒤바꿔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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