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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AI 때문에?…대학가서 사라진 계란말이

대규모 유통업체 싹쓸이로 지역 유통업체 대책 無

(춘천=뉴스1) 박하림 기자 | 2016-12-18 16:36 송고 | 2016-12-18 19:18 최종수정
“혹시 계란말이 안 되나요?... 네, 다음에 오겠습니다.”

'심각' 단계로 격상된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18일 강원도 춘천시 한 대학로 식당 내부에는 조류독감으로 인한 '계란말이 서비스 중단'이라는 내용의 안내글이 붙여져 있다. 2016.12.18/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심각' 단계로 격상된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18일 강원도 춘천시 한 대학로 식당 내부에는 조류독감으로 인한 '계란말이 서비스 중단'이라는 내용의 안내글이 붙여져 있다. 2016.12.18/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18일 한림대학교 대학로의 한 식당에 친구와 계란말이를 먹으러 왔던 학생 A씨.
벽에 붙여진 메뉴판에 쓰인 ‘계란말이 서비스 중단’ 안내 글을 봤을 때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식당에는 열흘 전쯤부터 달걀수급이 끊겼다. 거래를 해왔던 농가가 AI 판정을 받은 탓에 달걀을 가져오던 유통업계마저도 발목이 잡힌 것이다.

식당주인은 매년 AI 여파를 겪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고 한다.

“내년 3월 개강할 때 쯤엔 나아지지 않겠냐”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했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은 AI가 발병되기전 일일평균 달걀 1500개를 사용하는 곳이었다.

학교 정문 앞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정문 근처에서 토스트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가정  집에선 다른 음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면 되지만 영업집에선 (이번 AI 파장으로) 문을 닫게 생겼다”고 말했다.

B씨는 “매년 발생하는 조류독감으로 달걀 가격이 해마다 오르고 있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야 할 판이다”고 한탄했다.

이어 “이번 겨울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 대책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운영하는 토스트 가게는 AI가 퍼지기 전 하루 평균 달걀 6~7판을 사용했었다.

달걀 유통업계직원들이 포장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DB)
달걀 유통업계직원들이 포장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DB)

이번 조류독감으로 달걀을 낳는 닭들이 사라지면서 시중에서는 ‘달걀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달걀 가격을 올리는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도매상인들까지 달걀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춘천의 C 대형마트는 열흘 전쯤부터 격주로 열리는 달걀 할인행사를 취소했다. 달걀 1판을 구매하려면 3900원(할인행사가격)에서 2700원 오른 6600원(소비자가격)을 지불해야한다.

C 마트 관계자는 “수급량 확보가 어려워 할인행사는 물론이고 원가절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출하량 또한 50% 정도 급감했으며 일평균 매출액도 평소보다 절반가량 감소한 70~80만원 선인 것으로 전해졌다.

D 대형마트도 달걀 1판 당 약 500원 올린 6580원에 판매하고 있다.

D 마트 관계자는 “현재 주산지의 80%가 강원도로 정해져 있어 아직까지 큰 타격은 없지만 미리미리 안전 제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달걀 코너.(뉴스1DB)
대형마트에 진열된 달걀 코너.(뉴스1DB)

강원도의 살처분된 산란계는 6만1407마리로 도내 매몰된 가금류(6만1459마리)의 99.9%를 차지하고 있다. 

닭들과 함께 땅 속으로 들어간 달걀의 수는 현재까지 11만1900개로 알려졌다.

소규모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달걀 소비지역인 수도권에서 달걀수급이 어려워지자 해당 지역 업체들이 비교적 감염률이 적은 강원 등으로 몰려와 싹 쓸어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 작은 규모의 유통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물건 수급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책도 없고 겨울이 빨리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문을 닫은 달걀 유통업계.(뉴스1DB)© News1
문을 닫은 달걀 유통업계.(뉴스1DB)© News1



rim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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