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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8차 촛불집회' 추산 인원 뒤늦게 공개…"논란 있을까봐"

촛불집회 마무리 후 '1시간여' 지나서 결국 공개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12-17 21:22 송고 | 2016-12-17 22:03 최종수정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경찰차벽을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 집회(오른쪽)과 보수단체 대통령 탄핵 반대 맞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16.12.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그동안 촛불집회 인원 추산으로 골머리를 앓던 경찰이 17일 '8차 촛불집회'에서는 인원 추산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다가 집회가 끝난 후 뒤늦게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쯤 헌법재판소 인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진행됐다. 보수단체들은 이날 참석한 집회 참가자의 수가 '10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집회가 진행될 당시 최대 참석인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인원 추산을 두고 여러 논란이 있어 공개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촛불집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최 측은 오후 7시 기준으로 6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인원 공개를 여전히 꺼렸다. 공식 공개가 없는 탓에 일부 언론에서는 알음알음 경찰의 공식 추산인원을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이 인원 추산 공개를 꺼리는 것은 그동안 주최 측이 추산한 인원과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집회 참가 인원이 최초로 100만명을 돌파한 지난달 12일 3차 촛불집회에서는 주최측은 100만명으로, 경찰은 26만명으로 5배가량 차이가 났다.
경찰과 주최 측의 인원 추산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추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집회에 참석한 인원 모두를 포함해 집계하지만, 경찰은 순간 최대 참석 인원을 기준으로 추산한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14일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은 "집회시 면적과 면적당 밀집도를 기준으로 추산하는데 대외적 발표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경창병력 운용을 위해 하는 것이다. 계산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차이가 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지난 10일 6차 촛불집회까지 추산 참석 인원을 당당하게 공개하던 경찰이 점점 공개를 꺼리고 급기야 집회 중 공식 공개를 하지 않음으로써 일관성이 없고 비판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모 대학 경찰학과 교수는 "추산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데 공개를 안 하는 것은 스스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며 "공공기관인 만큼 일관성 있게 추산인원을 공개하고 향후 집회에 대한 객관적인 집회 추산 방식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산 인원 공개를 고민해 내부 논의를 하던 경찰은 결국 오후 9시47분쯤에 '오후 7시 기준' 인원 추산을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퇴진행동은 6만명, 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은 3만3천여명이 참여했다.


k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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