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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석매진에 화답한 열정의 무대...뮤지컬 '아이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12-16 08:15 송고
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는 '믿고 보는 뮤지컬'이라는 입소문을 증명하듯 겨울밤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뮤지컬이 관객들에게 겨울밤에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겼다.

뉴스1이 송년을 맞아 전관 대관한 뮤지컬 '아이다'가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전석매진을 이루며 성황리에 공연됐다. 뮤지컬 '아이다'의 주된 축은 이집트 땅에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다. 이집트 침략을 받아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 공주 아이다(윤공주),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김우형),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이정화)가 삼각관계를 이루며 이야기를 촘촘하게 발전시킨다.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야기의 짜임새가 동명의 원작 오페라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관객들은 수천 년 전의 이집트에서 벌어진 비극의 마법에 빨려 들어갔다.

막이 오르면 이집트 유물이 전시된 박물관에서 뮤지컬이 시작된다. 관람객들 사이에서 암네리스가 갑자기 살아 움직인다. 이정화가 열연한 암네리스는 오프닝 넘버 '모든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Every Story is A Love Story)를 부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 세상 모든 얘기/ 인간의 운명과 같은 애절한 사랑얘기/ 이건 증오의 시대를 살던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었던 나일강변에서 시작된 전쟁속에서 피어난 사랑 얘기.'
암네리스의 노래가 끝나면 무대는 수천 년 전의 이집트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이집트의 사령관인 라다메스는 누비아 포로 중에서 고귀하고 용감한 여인 아이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그는 약혼녀인 암네리스가 있음에도 아이다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아이다도 공주의 신분임에도 포로로 잡혀 적국의 장군을 사랑하게 된 자신의 처지에 한없이 괴로워한다.

뮤지컬 '아이다' 시연 장면. 루디아 공주로 열연한 윤공주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시연 장면. 루디아 공주로 열연한 윤공주  (사진=신시컴퍼니)

이날 공연에 출연한 윤공주는 이번 시즌에서 아이다 역을 처음 맡은 세대교체의 주역이다. 앞서 그는 2005년 초연에서 앙상블에 지원했다가 탈락했고, 2010년 암네리스 역으로 재도전했지만 또다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에 굴하지 않고 2015년 12월 공개오디션에서 아이다 역에 도전장을 내밀어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찼다.

이전까지 사랑스럽거나 섹시한 연기를 선보였던 윤공주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 역할에 맞는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누비아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힘쓰는 강인한 지도자의 모습과 사랑에 빠진 여인의 면모를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역을 맡은 김우형은 다채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뮤지컬 '아이다' 속 라다메스의 급격한 감정 변화와 아이다, 암네리스와의 급변하는 삼각관계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뮤지컬 '아이다'는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뿐만 아니라 암네리스의 성장담도 담겨 있다. 철부지에 불과했던 암네리스는 아버지인 파라오의 독살 과정을 잘 수습하고, 약혼자인 라다메스를 아이다에게 뺏기면서도 담담하게 대처한다. 그는 아이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각별한 우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암네리스는 이들의 사랑을 이뤄지길 축복하지만, 이야기는 그의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암네리스는 파라오에게 붙잡힌 라다메스와 아이다를 위해 마지막 묘안을 발휘하기도 한다.

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낭만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뿐만 아니라 화려한 무대 효과도 관객들은 홀리기엔 충분했다. 뮤지컬 '아이다'에는 조명 900개와 무빙라이트 90개가 동원됐다. 조명 전환도 총 400번, 1분에 2.6번꼴로 자주 바뀐다. 이 조명들이 마치 무대 위에 그림을 그리는 듯 현란한 향연을 펼쳤다.

노을이 지는 주홍빛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군무,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나일강, 무대에서부터 객석 끝까지 천장을 타고 이어지는 촘촘한 별까지. 이것이 비록 고대 이집트를 바라보는 서양인의 ‘오리엔탈리즘’에 불과할지라도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적절한 장치다.

조명만큼이나 패션쇼를 방불케하는 무대 의상도 화려했다. 뮤지컬 '아이다'에는 800여 벌의 화려한 의상과 60여 개의 통가발 등이 눈길을 끌었다.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는 노예로 잡혔지만 품위를 보여주기 위해 밝은 색감의 실크저지 원단으로 만든 롱 드레스를 입었다. 누비아 노예들은 린넨을 이용해 밑바닥의 거친 삶을 표현했으며, 이집트 병사들은 각진 어깨를 가진 롱 코트로 강인함과 섹시함을 강조했다. 특히,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는 공연 도중 12번이나 의상을 갈아입는데, 그중 '새틴 드레스'는 패션쇼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처럼 다양한 총천연색 무대 효과들이 공연 내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사용한 조명, 무대, 의상을 100% 공수해 재현했기 때문에 이같은 시각적 효과가 가능했다.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노래도 빠트릴 수 없다. '팝의 거장' 엘튼 존과 '뮤지컬 음악의 전설' 팀 라이스가 호흡을 맞춘 뮤지컬 '아이다'는 베르디가 작곡한 동명의 오페라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노래를 자랑한다.

엘튼 존은 '아이다'의 장대한 규모에 맞게 흑인 음악, 도시적 느낌의 세련된 락, 가스펠, 발라드 등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을 활용해 오페라의 대명사인 '아이다'에 현대적인 빛깔의 옷을 입혔다.

뮤지컬 '아이다'는 2017년 3월11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출연진에는 윤공주와 장은아가 아이다 역을 번갈아 맡았다. 암네리스 역은 아이비, 이정화가 연기하고 라다메스 역에는 김우형, 민우혁 등이 나온다.

△내년 3월 11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 입장료 6만∼14만 원. 문의 1544-1555.

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  공연 장면(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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