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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레거시' 오점된 알레포…학살 방관 오명 얻나

"점잖은 워싱턴 사람들이 대량 학살 외면해"
美, 대화 의지 없는 러시아 붙들고 시간낭비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2016-12-15 16:30 송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미국엔 학살을 막을 수 있는 수없이 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점잖으신 분들은 이를 몇번이고 외면했다. 우리는 모두 대량 학살의 방관자였다."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5년 전 하버드대 교수 시절 '대량학살이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약속이 왜 겉도는 것일까'에 대해 미국의 불개입정책을 비판하며 이렇게 답했다.
그렇다면 학살을 방불케한 6년간의 '알레포 비극'에 대해 파워 대사는 어떻게 말할까. 그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러시아, 이란에 화살을 돌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워 대사는 1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참석해 "아사드 정권과 러시아, 이란 및 그 동맹국은 유엔이 말하는 '인간성의 완전한 붕괴'를 초래한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들을 향해 "진심으로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민간인에 대한 야만 행위가 없었나? 아이들을 괴롭히고 죽이지 않았나? 진실만을 말하거나 정당화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비판의 화살은 오히려 그가 몸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로 향했다. 파워 대사가 15년전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시리아에서 발생한 30만명의 무고한 희생이 오바마 정부의 소극적 개입 정책 탓으로 보는 것이다.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 © AFP=뉴스1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 © AFP=뉴스1


시리아가 서서히 파괴되는 동안 오바마는 미군의 지상군 투입과 알레포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믿었다.

불개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오바마 정부는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베트남 전쟁 등 미국의 적극적 개입 이후 정부에 비난이 쏟아졌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오바마 행정부는 무력이 아닌 외교적 해결책을 택했지만 결과적으론 오판이었다. 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를 사용했고, 알레포를 손에 넣는 동안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은 러시아에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협상을 끊임없이 제안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터무니없고 비현실적인 해결방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러시아는 애초에 협상 의지가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 "솔직히 말해 상황에 맞춰 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진실한 노력을 후회하는 데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량 학살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미국의 불개입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적극적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러시아와 외교적 합의를 이룬다해도 시리아 등 중동 지역에서의 내전으로 인한 대량 인명 피해를 종식시키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AFP는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있어 의미있는 개입의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파워 대사가 다음 세대를 위해 워싱턴의 점잖은 분들이 왜 대량 학살을 외면하려 하는지 답을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가 내전으로 인해 완전히 파괴돼 폐허로 변해있다. © AFP=뉴스1
14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가 내전으로 인해 완전히 파괴돼 폐허로 변해있다. © AFP=뉴스1



y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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