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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與 원내대표 사퇴…탄핵·당 내홍 때문인 듯(종합)

"보수 정치의 본령은 책임지는 것…탄핵가결 책임"
당 내홍에 중앙선 정치 수명 다했다 회의감 든 듯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서송희 기자, 김정률 기자 | 2016-12-12 16:43 송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지도부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뒤 나서고 있다. 2016.12.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2일 당 원내대표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려 한다"며 "탄핵이라는 충격적 사건을 겪으며 마음 고생 하셨을 국민여러분 께 사죄하고, 탄핵소추가 국회 가결에 대해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지는 게 온당하다고 생각해 국민 여러분 앞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보수 정치의 본령은 책임을 지는 자세라고 배웠다"며 사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을 설명하면서 "탄핵 표결 하루 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며 "대통령은 저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20분 이상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척해진 대통령의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저는 집권 여당이 탄핵 표결에 참석할 수 밖에 없음을, 개개인의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를 설명했고 대통령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며 "청와대를 나오는 제 발걸음은 너무 무거웠다. (하지만) 저는 작은 정을 끊고 국가적 대의를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친박과 비박으로 두동강 난 당 상황을 의식한 듯 "원내직에서 물러나는 제 마음이 가볍지 않다"며 "서로 자제하고 양보해야 한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한발 한발 전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의원 한 사람이 계파를 떠나 국가적 대의를 쫓는 책임 있는 공인의 자세를 견지해주기를 부탁한다"며 "새 원내대표를 조속히 뽑아달라 그때까지 저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사퇴 선언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그는 새해 예산안이 통과되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피력했으나 당내 의원들이 사퇴를 만류해 원내대표직을 계속 수행해왔다. 특히 이날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는 정 원내대표에게 당 대표 역할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정현 대표가 동반사퇴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뉴스1 기자에게 "동반사퇴가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과거에도 당의 지도체제가 공동화될 것을 우려해 (대표직 사퇴에) 시차를 뒀다"며 "동반사퇴의 전례가 없고 동반사퇴는 당 위기극복의 해법이 아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의 책임감 및 탄핵 정국을 수습할 여야정 협의체 운영 합의, 새해 예산안 처리 등과 같은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면서 원내대표직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탄핵안 가결 이후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계 사이 누적된 갈등과 불신의 화약고가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자신에 강조했던 중앙선 정치를 더이상 이어 갈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회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원내대표의 사퇴를 당 의원들이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상당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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