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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콘강' 건넌 與 친박-비박 전쟁의 끝은…승부처와 배경은

양측 세(勢) 균형 팽팽…중도 의원들 흡수가 관건
친박 '김무성 유승민' 공세에 비박 '친박 8인 나가야' 맞불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2016-12-12 15:44 송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6.12.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6.12.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새누리당의 친박계와 비박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습이다.

야권과 함께 탄핵안 통과를 주도한 비박계와 탄핵안 통과 당일까지 끝까지 반론을 펼친 친박계는 연일 서로에게 "니가 나가라"며 맹공을 주고 받고 있다.
친박계는 지난 11일 비박계의 지도부 퇴진 요구 속에 심야 회동을 갖고 독자 모임체를 구성한데 이어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의 포문을 여는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반면, 비박계가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원회는 이에 발끈하며 이정현 대표 및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비롯해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 등 친박 핵심 의원 8명에게 탈당을 요구하며 맞불을 놨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세(勢)불리기 계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친박계는 '혁신과통합연합' 출범 준비를 위한 모임을 통해 약 54명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12일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에 따르면 '혁신과통합연합' 서명자는 44명으로 동참 뜻을 밝힌 의원도 10명에 달한다.

이에 맞선 비상시국위는 대략 35명에서 40여명 정도로 추측된다. 여기에 탄핵안 통과 당시 확실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던 66명(반대56표, 무효7표, 기권 2표, 불투표 1명)이 모두 친박계라고 가정할 경우 당내에서 찬성표(비주류)는 최대 62표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탈당 다툼의 핵심 키워드는 당내 친박도, 비박도 아닌 중도에 선 의원들을 어느 계파에서 흡수하냐에 있다. 하지만 중도 세력들은 좀처럼 의사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이들을 향한 친박계와 비박계의 물밑 싸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황영철, 이종구, 김영우 의원 등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12.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황영철, 이종구, 김영우 의원 등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12.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친박계와 비주류가 탈당을 두고 이같은 신경전을 펼치는 배경에서는 어느 한쪽이 먼저 당을 버리고 나기에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비박계 한 의원은 "친박 지도부와 진박들은 2선 후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해 보수대연합에 나서야 한다"며 "당은 깨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TK(대국·경북)와 PK(부산·경남) 등 보수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은 새누리당으로서는 탈당을 할 경우 지역구의 정서적 공감대의 이탈 뿐 아니라 차기 총선 등에서 또 다른 여권내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친박계와 비주류 모두 상대방을 향해 당을 떠나라는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례대표 의원들의 정체성도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17명인 새누리당 비례대표들의 경우 강제 출당을 당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자진 탈당 등을 할 경우 의원직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직면할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당직자들과 당의 재산 역시 문제다. 당이 해체될 경우 퇴직금을 비롯한 일부 재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고에 귀속되는 만큼 친박계와 비주류 모두 당의 해산이라는 극단적 사태는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결국 탈당을 둘러싼 양측의 '치킨게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 어느 누구도 물러서지 않은 대치국면이 지속될 경우 '분당' 수순에 이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j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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