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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탄핵 후 숨가쁜 주말 행보…흔들리는 韓 경제 다잡기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에 "재임 기간동안 최선 다할 것" 각오 밝혀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2016-12-11 12:17 송고 | 2016-12-11 17:20 최종수정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헌정 사상 두번째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유일호 경제팀'은 비교적 기민한 움직임으로 경제 챙기기에 나섰다. 하지만 경제 컨트롤타워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대통령 공백기간에 부총리가 얼마나 제 역할을 할지에 따라 한국경제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장 먼저 관계부처 장관들을 불러모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2주에 한번씩 수요일마다 열리는 경장회의는 당초 이번주 계획에 없었으나 탄핵이라는 돌발 상황을 맞아 긴급하게 열렸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탄핵 후 24시간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즉각 비상대응체계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또 탄핵과 상관없이 정부는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란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신용평가사에 서한을 보내 대외신인도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탄핵이라는 정치적 불안요소에 따라 국가신용도가 하락하고 그에 따라 외국투자자금이 빠져나갈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조치에 나선 것이다.

탄핵 이틀날인 10일에는 최상목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응반회의가 열렸다. 다행히 탄핵이 주식시장 마감 후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국내 증권시장에는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또 외국투자자 쪽에서도 탄핵 후 한국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일호 경제팀의 숨가쁜 일정은 주말에도 이어졌다. 10일 오후 유 부총리는 경제5단체장을 만나 실물경제를 챙겼으며 11일에는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하루 앞당겨 내부 단속에도 나섰다. 또 12일로 계획한 재정상황점검회의도 11일로 앞당겨 재정현황 점검 및 재정투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같은날 유 부총리는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정치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2016.12.0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2016.12.0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탄핵 후 주말을 초기대응에 할애했다면 이후 일정은 정치권 및 대외활동에 초점이 맞춰 진행된다.

우선 유 부총리는 12일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내년 예산안 통과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달한 뒤 탄핵 이후 국회 협조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에 따라 여야정 협의체를 꾸리는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13일에는 탄핵 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14일에는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열리게 된다. 탄핵 후 금융시장 변화를 체크하고 이에 따른 정부 대응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과 16일에는 주한 일본대사와 영국 재무장관과 연쇄 면담을 갖고 한·일 통화스와프를 비롯한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또 유 부총리는 주요 외국상공회의소 및 외투기업 간담회를 갖고 과거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그랬듯이 탄핵 후 흔들릴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 정부의 흔들림없는 정책기조를 밝히고 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정부의 발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현 유일호 경제팀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차기 경제부총리 내정자로 발표했지만 이후 청문회조차 열리지 않으면서 유 부총리와 임 내정자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 전부터 위기시 누가 경제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할지를 놓고 정부 내부에서도 말들이 많이 나오는 등 불안한 모습이 비춰지기도 했다. 경제 전문가들 역시 현 경제팀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불안한 입지를 인정했다.

이같은 불안감은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정부 정책 추진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2% 중반 성장에 머무를 것이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경제정책의 큰 틀이 될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부총리가 누가 되든지 상관없이 정책을 수립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의 의중이 담기지 않은 정책이 과연 얼마나 추진력을 갖고 진행될지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 부총리는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지난 주말 간부회의에서 유독 내부 단속을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때일수록 여러분들이 외부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경제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나 자신도 재임기간 동안 역사적 소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boaz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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