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끝난 게 아니다" 추위와 세찬바람 이긴 광주촛불

(광주=뉴스1) 전원 기자, 윤용민 기자, 황희규 기자 | 2016-12-10 21:29 송고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광주시국촛불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관련 폭죽이 터지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7차 촛불집회가 열린 1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광주시국촛불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관련 폭죽이 터지고 있다. 2016.12.1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끝날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반드시 즉각적 퇴진을 이끌어낼거에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이튿날인 10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 앞 금남로 하늘에 폭죽이 터졌다.
탄핵안이 가결된 것에 대해 자축하고,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촛불을 들겠다는 시민들의 의지를 보여준 퍼포먼스였다.

박 대통령의 즉각적 하야를 촉구하는 6만개의 촛불이 이날 오후 광주 도심에서 타올랐다.

탄핵안이 통과된 탓에 역대 최대인원이 모였던 지난 6차 집회에 비해선 참가 인원이 줄었지만, 추운 날씨를 고려하면 기대 이상으로 많은 시민이 나왔다.

해가 지고 세찬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권이었지만, 두꺼운 점퍼와 목도리로 무장한 시민들은 환하게 웃으며 촛불을 밝혔다.
시민들의 손에는 '박근혜 즉각 퇴진' 새누리당 해체' '부역자 김기춘 우병우 황교안 처벌'이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지난 주까지 피켓에는 '박근혜 퇴진'이라는 단순한 내용만 담겼다.

쌀값 폭락, 백남기 농민 사망, 국정교과서 강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등 여러 국가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세월호 미수습자인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맹골수도에 있는 딸을 찾아 유족이 되게 해달라"고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전국공무원노조 광주본부 김대현 본부장은 "정부는 구속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즉각적으로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은 "우리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주인이기 때문에 계속 목소리를 내야한다"며 "아직은 촛불을 끌 때가 아니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학생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부모 등 일반인 참가자가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승리를 확신하면서 마치 축제를 즐기듯 촛불을 들었다.

아홉살 딸을 안고 인증샷을 찍던 이서석씨(52)는 "아이에게 승리하는 역사를 직접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중학생, 초등생 자녀 두 명과 함께 나온 정효택씨(40)는 "대통령이 퇴진하는 그날까지 아이들과 계속 나와 촛불을 들겠다"고 말했다.

오후 8시무렵 행진을 시작하기 전 금남로 일대는 그야말로 발디딜틈 없는 만원이었다.

'박근혜 즉각 하야하라' '부역자 처벌하라' 등 구호는 결연했지만 행진 풍경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salchi@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